“얼마나 잘하려고!” 부상에 움츠리지 않은 윤준혁, KT 캠프 밝히는 긍정 마인드

KT 윤준혁이 3일 호주 질롱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질롱(호주)｜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내년에 얼마나 잘하려고!”

KT 위즈 윤준혁(24)은 지난해 9월 출전 기회를 늘리다가 덜컥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경기를 앞두고 펑고 훈련을 하던 도중 불규칙 바운드 타구에 오른손 중지를 다쳤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윤준혁에게) 기회를 좀 주려고 하니 부상이 왔다”며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윤준혁이 전역 후 퓨처스(2군)리그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활약하자, 1군으로 콜업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려고 했다. 부상이 이 같은 계획을 방해했다.

그러나 윤준혁은 불안해하지 않았다. 지금의 기회가 나중에 다시 보장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게 프로 세계지만,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꿔서 해석했다. 윤준혁은 3일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당시 ‘내년에 얼마나 잘하려고 다치냐’고 나 자신에게 말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불과 몇 년 전까지는 1군에 한번 가보는 게 소원이었다. 그러다 감독님께 한창 기회를 받고 있는 상황이 왔다. 하필 그 시기에 다쳐서 물론 아쉬웠다”며 “하지만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꿔서 생각하려고 애썼다. 그게 다시 기회를 얻게 만든 원동력 같다”고 덧붙였다.

윤준혁은 이 감독에게서 다시 한번 기회를 받았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든 것도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KT는 그를 1차 캠프 선발대 5명에도 집어넣고 일찌감치 새 시즌을 준비하게 했다. 윤준혁 역시 그 의미를 잘 안다. 그는 “매 시즌 같은 마음이지만, 올해 캠프가 내게는 무척 중요하다”며 “감독님께서 또다시 내게 기회를 주셨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모두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윤준혁은 현재 유격수, 3루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중 유격수 훈련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주전 유격수 김상수의 뒤를 윤준혁이 받치는 게 KT로선 가장 이상적 시나리오다. 단, 경쟁의 시너지는 필요하다. 현재 천성호, 권동진, 유준규 등이 그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윤준혁은 “경쟁은 경쟁이지만, 우리는 다 같이 파이팅을 외치는 분위기여서 훈련시간 함께 커가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며 “경쟁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내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질롱(호주)｜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