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찬형이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포를 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롯데는 박찬형의 활약에 힘입어 KT를 3-2로 꺾고 3위를 되찾았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찬형이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포를 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롯데는 박찬형의 활약에 힘입어 KT를 3-2로 꺾고 3위를 되찾았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은 ‘뭘 던져야 하나’ 싶을 거예요.”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23)은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홈경기에 리드오프 3루수로 선발출전해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1·3루서 자동 고의4구를 얻어냈다.

이날 KT로선 박찬형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후속 고승민과 상대하는 게 승산이 높다고 볼 여지가 충분했다.

불과 한 이닝 전인 1-2로 뒤진 10회말 박찬형이 선두타자로 동점 솔로포를 날렸기 때문이다.

박찬형은 KT가 띄울 수 있는 최고의 승부수인 마무리투수 박영현의 초구 시속 147㎞의 직구를 우측 외야 관중석에 날려 보냈다.

그는 이번 시리즈는 물론, 20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8연속경기 안타를 작성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당장 26~27일 경기에서도 이틀간 9타수 5안타로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이강철 KT 감독도 “방망이(타격)가 좋더라. 지금 대한민국에선 아마도 박찬형이 제일 잘 치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른 뒤 “존에 들어온 공에는 무조건 (배트가) 나간다. 박찬형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뭘 던져야 하나’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자 2·3루 상황이면 (고의4구로) 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콘택트가 좋으니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롯데 박찬형이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포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찬형이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포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실제로 이날 데뷔 첫 고의4구를 얻어내며 실력을 인정받게 된 박찬형은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데,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결국 방망이에 공이 맞아야 하니 ‘적극적으로 스윙하자’는 플랜을 갖고 타석에 임했다”고 말했다.

달라진 각오로 똘똘 뭉친 그는 지난 15일 콜업된 뒤 11경기에서 타율 0.469(32타수 15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354로 두 부문 모두 팀 내 1위를 달렸다.

타격 정확도가 빠르게 향상된 비결 중에는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운 게 한몫했다.

그간 독립리그에서 뛰다 지난 5월 롯데의 육성선수로 처음 프로 무대를 밟은 그는 6월부터 두 달간 맹타를 휘두르다 지난달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상대의 전력분석이 더욱 치밀해지자, 박찬형은 이를 이겨내려다 타격폼을 유지하지 못하기도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박)찬형이는 그때 스윙할 때 팔을 잠시 뒤로 보내는 백스윙 동작이 커진 상태였다. 그렇게 되면 타격 타이밍도 크게 흔들리기 마련”이라고 돌아봤다.

박찬형은 29일 1군 타격코치로 승격된 이병규 전 퓨처스(2군) 타격코치와 약 3주의 시간 동안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이)병규 코치님께 변화구의 움직임과 각도를 보는 방법을 배우고 터득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몸쪽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던 모습이 사라졌다.

27일 경기에선 KT 선발 고영표의 주무기 체인지업에도 꿈쩍 않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롯데 박찬형이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에서 연장 11회초를 실점 없이 마무리한 박진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찬형이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에서 연장 11회초를 실점 없이 마무리한 박진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박찬형은 “난 내게 문제점이 생기면 재빨리 인식하고 바로 고치려고 하는 편”이라며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신 부분을 고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즈 내내 흐름을 이어간 그는 “(28일 경기에서도) 타석에 들어서기 전 병규 코치님의 투수 대응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영현 선배를 상대로 친 홈런은 선배의 구위가 워낙 좋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구 타이밍에 집중했고, 운 좋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이날 박찬형이 고의4구로 출루한 뒤, 계속된 2사 만루서 고승민의 끝내기 안타로 위닝시리즈(2승1패)를 작성했다.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12연패로 포스트시즌(PS) 진출마저 위태로웠던 롯데는 이번 위닝시리즈로 3위를 되찾으며 반등의 불씨를 키웠다.

박찬형은 “남은 시즌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준비에 임하겠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