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무근” 야놀자 부인에도 뜨거운 ‘손정의 투자설’

입력 2021-05-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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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야놀자 1조 투자설’

비전펀드 야놀자 1조 투자설 확산
야놀자, 손정의 투자설 강력 부인
美상장설에 “국내외 모두 준비중”
비밀유지 때문에 부인했다는 시각도
올해 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여행레저 플랫폼 기업 야놀자에 대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대규모 투자설이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당사자인 야놀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투자설은 오히려 더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손정의 1조 투자” vs “관련 협의 없다”
최근 2∼3일 전부터 벤처투자 등 관련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의 비전펀드가 야놀자에 투자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비전펀드가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10조 원으로 책정하고, 1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을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관측이다. 야놀자는 지금까지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연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평가한 야놀자의 기업가치 10조 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평가한 기업가치가 4∼5조 원인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다. 야놀자가 미국상장을 위해 내심 바라고 있던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의 평가와 같은 수준이다.

비전펀드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소프트 뱅크가 281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450억 달러를 출자한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이다. 지금까지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국내 기업은 쿠팡(30억 달러), 아이유노미디어(1억6000만 달러), 뤼이드(1억7500만 달러) 등 3곳이다.

야놀자 측은 현재 손정의 회장 투자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27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전펀드의 투자가 결정된 사실도 없고, 그와 관련해 진행하는 협의도 전혀 없다”며 “미국 나스닥 상장도 결정된 바 없고, 현재 국내외 시장 모두를 대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성공사례’로 인한 시장 기대감

손정의 투자설이 당사자인 야놀자의 해명에도 시장에서 여전히 강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비전펀드가 투자했던 쿠팡의 미국 성공사례와 야놀자의 기업공개 추진 과정과 연관이 있다.

쿠팡은 ‘한국판 아마존’을 표방하며 공모가 35달러(약 4만원)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를 통해 5조원에 가까운 자본을 조달했고, 당시 70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손 회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미국 에어비앤비에 투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에어비앤비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거론할 때 단골 사례로 등장하는 미국의 여행숙박 플랫폼 기업이다. 현재 시가총액이 131조 원에 달한다. 야놀자는 미국 상장을 추진하면서 시장에서 ‘한국의 에어비앤비’를 표방하고 있다.

야놀자가 국내와 해외 시장 상장을 동시에 검토한다고 하지만, 국내시장의 기업가치 평가가 해외보다 낮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비전펀드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면 국내보다 시간을 갖고 해외 상장을 겨냥하는 것이 기업가치 평가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손정의 투자설’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공식부인은 비밀유지협약 때문?

야놀자가 공식부인한 것은 협의과정에서 비전펀드 측이 요구한 기밀유지협약(NDA)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선 비전펀드가 투자 제안을 한 시점은 4월 초이며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전펀드는 NDA를 지킬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요즘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협상 중 NDA를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진행이 중단되거나 심각할 경우 협상을 백지화하기 때문에 야놀자가 강력하게 부인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문처럼 국내가 아닌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경우 마래에셋과 맺은 국내 주관사 계약도 의미가 없어 해지해야 한다. 이 역시 야놀자가 비전펀드와의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상황을 부인하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레저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해 매출 192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6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또한 지난해 호텔관리시스템(PMS)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인 인도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면서 B2B(기업간 거래) 거래액이 11조6000억 원을 넘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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