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12일 연합인포맥스 보도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이번 추가 취득과 관련 지분 매입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지난 7월 시행된 ‘대주주 사전공시제도’ 취지에 벗어나 법적인 구멍을 활용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1.36%를 추가 취득했다. 이날은 MBK 측이 고려아연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멈추라는 2차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후 심문기일이 열린 날이다.
MBK 측은 당시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의견을 시장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뒤에서는 오히려 지분을 매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MBK 측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부각하여 주가 상승을 억제하고, 뒤로는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교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이번 지분 취득은 지난 7월 시행된 ‘내부자 사전공시 의무 제도’를 회피한 사례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법상 상장회사의 내부자는 회사 주식을 매매할 경우 30일 전에 미리 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연기금, 펀드 등 집합투자기구는 사전공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MBK파트너스는 이러한 예외 규정을 이용하여 사전 공시 없이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모펀드(PEF)의 경우에도 사전공시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MBK 측의 이러한 행보에 맞서기 위해 2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고, 지분 매입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려아연 측은 사전공시 의무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분 확보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사모펀드의 불공정 행위와 사전공시 제도의 미비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향후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