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사진제공 | 효성
조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오늘의 효성은 아버지의 시대를 꿰뚫는 혜안과 도전정신이 만든 결과”라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미래를 준비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회사, 글로벌 정세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고인이 생전에 강조했던 기술의 중요성과 공학 인재에 대한 신념을 강조하며 “중국의 기술 집념을 주시하셨던 선견지명은 지금 돌아봐도 놀랍다”고 회고했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은 반세기 동안 효성을 이끌며 한국 제조업 기반을 닦은 대표적 산업인이다.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며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스판덱스,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세계적 수준의 신소재 개발을 주도했다. 스판덱스는 1992년 국산화에 성공한 뒤, 2010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에도 앞장섰다. 중국과 베트남의 성장을 예견하고 일찌감치 진출을 결정한 그는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와세다대 공학부, 미국 일리노이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6년 귀국, 기업인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동양나이론, 효성중공업 등에서 경영을 이끌었으며, 1982년 효성그룹 2대 회장에 취임했다.
재계에서도 활약했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과 한일경제협회장을 맡으며 ‘민간 외교관’으로도 활약했다.

29일 서울 마포구 효성 마포본사에서 열린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및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왼쩍에서 네 번째) 등 유가족이 헌화 후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효성
효성은 일반 직원들도 자유롭게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본사의 추모식장을 3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개방한다.
추모식장을 찾은 한 직원은 “치열한 기술경영으로 효성의 토대를 만들고 우리나라의 기술자립이라는 뜻을 실현하신 명예회장님을 존경한다. 그 영향력이 결코 사라지지 않고 계속 효성의 앞길을 비춰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