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칠성음료의 ‘새로’가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5억 병을 돌파하며 제2의 국민 소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로, 새로 살구, 새로 다래(왼쪽부터).
국내 소주 시장에 제로 슈거라는 새로운 장을 연 롯데칠성음료의 ‘새로’가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5억 병을 돌파하며 제2의 국민 소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로’는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 세련된 패키지, 캐릭터 마케팅 등 기존 소주 제품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MZ세대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부드럽고 산뜻한 제로 슈거
2022년 9월 중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첫 선을 보인 ‘새로’는 기존 소주 제품들과 달리 과당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콘셉트로 개발됐다. 단맛을 줄인 대신 증류식 소주를 첨가해 깊이 있는 맛과 깔끔한 목넘김을 동시에 구현했으며, 주류업계 최초로 영양성분 표시를 선제적으로 적용해 투명한 제품 정보를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와 동시에 ‘마시기 편한 소주’라는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끈 ‘새로’는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5000만 병을 넘어섰고, 이듬해 4월에는 1억 병 판매를 기록했다. 이어 2024년 10월 기준, 누적 판매 5억 병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며 국내 소주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아울러 작년 4월에는 진짜 살구 과즙을 더한 ‘새로 살구’, 올 봄에는 참다래 과즙을 더해 새콤달달한 맛을 살린 ‘새로 다래’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제품 라인업도 확대했다.
디자인 면에서도 ‘새로’는 도자기의 곡선미와 물방울이 흐르는 듯한 세로형 홈을 적용한 투명병을 사용해 한국적인 감성과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살렸다. 이는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소주’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새로구미’로 브랜드 세계관 구축
브랜드 앰배서더로는 전래동화와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하는 ‘구미호’에서 착안한 캐릭터 ‘새로구미’를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와 ‘구미호’를 결합한 ‘새로구미’는 제품 라벨과 광고 캠페인 전면에 등장하며, 브랜드 고유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구미’는 출시 초기 ‘소주 새로 탄생 스토리’로 시작해 이후 다양한 에피소드 기반의 캠페인을 전개하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콘텐츠 마케팅 전략은 국내 유수의 광고 시상식에서도 인정받았다. 2024년에는 ‘대한민국 광고대상’, ‘유튜브웍스’, ‘K디자인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살구 과즙을 첨가한 ‘새로 살구’는 구미호 일러스트를 활용한 감각적인 패키지와 디자인 완성도로 2025년 세계 3대 디자인 시상식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 패키지 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로 슈거’를 넘어 한국 대표 소주로
롯데칠성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체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23년 9월 성수동을 시작으로 대전, 부산, 대구 등지에서 ‘새로’의 브랜드 스토리를 테마로 한 팝업스토어를 순회 운영하며 오프라인 접점을 강화했다.
2024년 봄에는 ‘무릉도원’을 콘셉트로 설탕과 근심을 제로화하는 브랜드 경험 공간 ‘새로도원’을 서울 압구정에 개장했다. 특히 흑백요리사의 인기 셰프 ‘조서형’과 협업한 프라이빗 다이닝 체험은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기 위한 공간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2023년 4월에는 롯데칠성 강릉공장 내 브랜드 체험관을 리뉴얼해 ‘새로’의 탄생 배경과 제조 과정, 브랜드 철학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롯데칠성은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 말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새로’는 2023년 6월 미국 출시 1주년을 기념해 현지 유명 클럽과 협업한 마케팅, 게릴라 프로모션 등을 전개하며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처럼 ‘새로’는 제로 슈거 소주라는 신시장 개척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소주 브랜드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와의 정서적 연결을 통해 ‘가볍고 즐거운 술자리’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새로는 이제 단순한 제로 슈거 소주를 넘어, MZ세대를 대표하는 감성 소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의 세계관과 디자인, 체험 마케팅을 강화해 국내외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