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뷰티 허브” 외국인 구매 1조 원 시대 연 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 ‘글로벌 K-뷰티 허브’로 성장 중이다. 올리브영N 성수 입장을 위해 오픈런에 나선 외국인 고객들. 사진제공｜CJ올리브영

헬스&뷰티(H&B)스토어 CJ올리브영이 ‘글로벌 K-뷰티 허브’로 자리매김 중이다.

올 1~11월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 금액이 1조 원을 달성한 것으로,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기에 접어든 2022년 연간 실적과 비교해 약 26배 커진 규모다. 당시 전체 오프라인 매출의 2% 수준이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3년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25%대를 넘었다. 

이 기간 글로벌텍스프리(GTF)에서 발생한 국내 화장품 결제건수의 88%는 자사 매장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국내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10명 중 9명이 찾은 셈이다. 매장에서 세금 환급을 받은 외국인 국적 수는 190개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자사 매장이 ‘한국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 잡으며, K-뷰티 트렌드를 찾는 외국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통 채널을 넘어 전 세계로부터 외화를 획득하는 ‘인바운드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많이, 멀리, 다양하게’ K-뷰티 경험
최근 발행한 CJ올리브영의 ‘K-뷰티, 방한 외국인의 시선으로 다시 읽다’ 리포트에 따르면, 외국인 고객은 이전보다 ‘많이, 멀리, 다양하게’ K-뷰티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자사 구매 외국인의 약 40%가 2곳 이상의 매장을 방문했다. 여행 동선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매장을 옮겨 다니며, 서로 다른 콘셉트의 공간 구성과 상품 큐레이션을 입체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장바구니에 담는 브랜드도 다양해지고 있다. 자사 매장 방문 외국인의 과반 이상(58%)은 6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으며,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고객도 33%에 달했다. ‘코리안 스킨케어 루틴’으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피부 관리법이 주목 받는 가운데, 클렌징·스킨케어·마스크팩·선케어 등 K-뷰티 핵심 카테고리를 모두 소비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관광 상권 전략’ 주효
CJ올리브영이 선제 가동한 ‘글로벌 관광 상권 전략’이 방한 외국인의 K-뷰티 쇼핑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23년 11월 글로벌 특화 매장인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리뉴얼 오픈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매장·서비스 정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고객의 눈높이를 맞춘 상품·서비스·공간 등을 내놓았다.

외국인 구매 비중이 절반을 넘는 상권은 ‘글로벌 관광 상권’으로 전략적으로 분류·관리하며 쇼핑 편의성 제고에 나섰다. 관광 수요가 비수도권까지 확대되고 있는 점을 포착해 경주황남점·제주함덕점 등 특화 매장을 열며 지역 상권의 매력도를 극대화했다. 

전국적으로 외국어 대응 인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체험형 뷰티 서비스, 간편 결제, 인기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용 공간 등을 통해 심화된 K-뷰티 쇼핑 경험을 제공했다. 지난달 기준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 수는 135개로, 전년 60개 대비 2배 이상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글로벌 관광 상권 전략을 전개해 K-관광을 견인할 수 있는 한 축으로, K-뷰티를 육성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방한 외국인 구매액 1조 원 달성은 중소·인디 브랜드가 CJ올리브영을 통해 전 세계 고객을 만나며 함께 이룬 성취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K-뷰티가 단순 트렌드를 넘어 한국을 다시 찾는 이유이자 국내 인바운드 관광의 핵심 요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