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뉴시스

영풍 석포제련소 뉴시스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서울고등법원이 영풍과 MBK파트너스 사이의 경영협력계약서 제출 명령이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리며 관련 의혹 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케이젯정밀(KZ정밀)에 따르면 법원은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서울중앙지법의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즉시항고를 기각했다. 이번 결정은 장 고문과 영풍 이사진을 상대로 진행 중인 9300억 원 규모 주주대표소송에서 핵심 증거를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서울고법 제25-2민사부는 4월 28일 원심의 판단이 적절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MBK 측에 대해 각종 의무를 부담함에 따라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공시된 내용만으로는 콜옵션의 구체적인 행사 조건이나 방법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계약서 중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부분의 내용에 따라 영풍이 입은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특히 계약서 제출을 거부하는 행위가 주주평등 원칙에 어긋나는 차별적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주주로서 가지는 정당한 감시 권한을 법원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명령에 따라 장 고문은 2024년 9월 12일 영풍과 MBK 측이 체결한 경영협력 기본계약 및 후속 계약서 일체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해당 계약은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확보 시도 과정에서 맺은 것이다.

이미 알려진 공시 내용에 따르면 경영협력계약에는 영풍 측 주식 의결권을 MBK 측 동의 아래 행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MBK가 추천한 이사를 영풍보다 더 많이 선임하고 콜옵션과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조항도 들어있다.

KZ정밀 관계자는 “1심에 이어 항고심 재판부도 경영협력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했다”며 “고려아연 주식이 어떤 방식으로 MBK 측에 이전되도록 설계됐는지, 이 과정에서 영풍과 주주의 이익이 훼손됐는지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