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영일의블랙수트와매니저다이어리

입력 2008-07-04 06: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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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 날이었다. 신영일은 전화로 사진 촬영 여부와 의상 콘셉트를 물어왔다. ‘프리랜서, 그 후’의 신영일을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가벼운 정장 스타일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신영일은 “타이 없는 정장 스타일로 입겠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인터뷰이(interviwee), 특히 남자 인터뷰이가 의상까지 직접 물어보는 경우는 별로 없다. 다음 날 신문사를 찾은 신영일은 KBS 아나운서 때는 볼 수 없던 멋진 블랙 수트를 입었다. 신영일은 아직 소속사나 담당 매니저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큰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며 스케줄을 정리하고, 사람을 만나고, 운전하고, 인터뷰와 의상을 결정한다. 자신을 직접 관리하고 모든 것을 본인이 결정하는 것. 그것을 프리랜서의 즐거움이자 정체성으로 생각하는 그는 인터뷰 과정에서도 남달랐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인해 사진 촬영과 인터뷰 내내 꽤 더웠을텐데, 정장 속 셔츠가 땀에 다 젖도록 재킷을 벗지 않았다. 인터뷰 중 ‘이젠 대기업 직장인이 아닌, 남들 눈에 신뢰감 있게 보여야 할 주체적인 상품’이라고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느끼게 해주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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