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 주인공 3인방이 기획 단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아 왔다. 이를 두고 일부 영화 팬들은 “이 영화에는 여자 연기자는 안나오는가 보다”라는 성급한 판단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놈놈놈’에는결말까지 영향을 미치는 여성 캐릭터가 있다. 바로 엄지원이다. 엄지원은 얼마 전까지 적지않이 남몰래 속을 끓여야 했다. 해외에서 고생고생하며 찍은 그녀의 출연 분량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놈놈놈’의 이른바 ‘칸 버전’에서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근히 가슴을 졸여야 했던 그녀의 고민은 괜한 기우가 되어버렸다. 칸 버전에서 사라졌던 엄지원의 모습은 17일 국내 개봉 때는 볼 수 있게 됐다.
엄지원은 ‘놈놈놈’에서 정우성이 맡은 도원의 상대역 나연역을 맡았다. 비록 특별출연이지만 웬만한 조연 이상으로 영화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캐릭터.
엄지원은 이 역을 위해 지난 해 중국 둔황으로 날아가 사막 모래바람과 싸우며 영화를 촬영했다.
김지운 감독은 “칸 버전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 맡은 세 명의 캐릭터에 집중하는 영화제 버전으로 만들다 보니 다른 장면을 편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이 다시 작업한 국내 개봉용 버전에는 엄지원이 화려하게 부활한다.
영화 제작관계자는 “엄지원이 국내 버전에는 꽤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아직 어떤 버전으로 상영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등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시나리오에는 정우성의 도원과 엄지원의 나연, 이청하가 맡은 송이까지 세 명이 은근한 사랑다툼을 하는 삼각구도도 있다. 하지만 국내 개봉 판에서 멜로부분은 자세히 소개되지 않고 ‘좋은 놈’ 도원을 돕는 두 여인의 모습이 중심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