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과 강혜정 ‘엇갈린 유머’…재치·발랄·신선

입력 2009-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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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킬미’의 두 주인공인 신현준(왼쪽)과 강혜정. 사진제공|싸이더스FNH

주목 이 영화 /킬미
남자친구에게 비참하게 차인 뒤 자신을 죽여달라며 킬러를 고용한 여자. ‘완벽한 솜씨’를 지녔지만 이젠 ‘퇴물’ 취급을 받게 된 킬러.

11월5일 개봉하는 영화 ‘킬미’(감독 양종현·제작 싸이더스FNH)는 그 기발한 상상력의 설정에서 시작한다.

신현준과 강혜정이 주연한 영화는 실연의 아픔을 당한 여자와 ‘무념의 살인’에 지친 킬러의 외로움을 매개로 두 남녀가 서서히 서로에게 다가가는 로맨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킬미’는 촬영을 마친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개봉하는 작품이다. 최근 시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 영화는 긴 기다림이 왜 필요했는지 의문을 품게 할 만큼 작품적 성과가 여느 영화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신예 양종현 감독의 재기발랄함은 마치 장진 감독의 그것을 연상케 하는 유머 감각이 엿보인다. 이른바 ‘엇박자 유머’로 불리는 감각은 긴장감 속 엉뚱한 대사와 상황 설정이 빚어내는 웃음이기도 하다.

킬러로서 신현준의 진중한 표정에 대비되는 엇갈린 사건과 상황, 실연당한 여인의 아픔 속에서 자신의 갈 길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또 그 만큼 엉뚱한 대사와 표정을 지어내는 강혜정의 연기는 양종현 감독의 그 재기발랄한 감각 속에 빛난다.

여기에 아들 신현준이 ‘국가 기밀’ 업무를 수행하는 줄 아는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 역의 김혜옥, 신현준의 킬러 선배인 박철민, ‘퇴물’ 킬러 신현준을 차고 오르려는 젊은 킬러 백도빈, ‘킬러 에이전트’ 김영민, 건달 역의 김성오, 박혁민, 김정국 등 조단역급 연기자들의 맛깔스런 연기도 영화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만 영화가 조금 더 속도감을 갖췄다면 흥미로움이 더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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