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톱스타도 긴장하는 잠실구장

입력 2011-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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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조용필 애국가 실수
2011 프로야구가 화려한 개막 축포를 쐈다. 2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4개 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은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올해 시즌 600만 관중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로야구 개막 행사는 예나 지금이나 팬들의 환호 속에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

1991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오늘, 서울 잠실구장에서 톱스타의 ‘최대 실수’가 빚어졌다. 2만6000여 관중이 몰려든 이날 LG와 태평양의 개막전 식전 행사에 조용필(사진)이 등장했다. 프로야구 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조용필을 향해 관중은 일제히 환호했다. 조용필은 식전행사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그런데 애국가 1절을 부르던 도중 그만 가사를 틀리고 말았다. ‘하느님이 보우하사’의 ‘하느님’을 ‘하나님’으로,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의 ‘길이 보전하세’를 ‘우리나라 만세’로 잘못 부른 것이다.

톱가수가 애국가를 부르다 실수를 한 것에 모두가 놀랐고 조용필은 행사가 끝난 뒤 매니저를 통해 ‘야구장에서 노래한 것이 처음이어서 너무 긴장했다’고 해명을 했다. 한국과 해외를 오가는 바쁜 활동의 와중에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나와 자신을 짓누른 긴장감에 가사를 착각하기도 했다.

당시 조용필은 1980년대 초중반 일본에 진출한 뒤 활발한 해외 활동을 펼치던 때였다. 1990년 8월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 1990년 9월 미국 하와이, 1990년 11월 일본 전국 순회공연 등 숨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조용필은 자타 공인 한국의 대중가요사에 길이 남을 ‘슈퍼스타’. 그 역시 실수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을,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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