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64년 동아방송 시사풍자 ‘앵무새’ 탄압

입력 2011-06-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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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방송의 시사풍자 프로그램 ‘앵무새’의 제작 모습. 스포츠동아DB

6·3사태 47주년을 맞았다. 1964년 오늘, ‘굴욕적인 한일회담’ 반대를 외치며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온 나왔고 정권은 비상계엄으로 이를 탄압했다. 이 날은 또 한국 방송사상 또 다른 의미를 남긴 날이기도 하다.

그 해 오늘, 동아방송의 시사풍자 프로그램 ‘앵무새’의 제작 담당자들인 최창봉 방송부장과 고재언 편성부장 등 6명이 계엄사에 연행됐다. 그리고 이들은 구속됐다. 반공법상 반국가단체 활동의 찬양 고무 및 내란 선동전전 등 무시무시한 죄명이 붙었다. 이날 정권이 한일회담에 반대하는 민의를 저버리고 서울 일원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였다.

‘앵무새’는 한국 방송사상 첫 고발 성격의 시사풍자 프로그램이다. 밤 9시45분부터 5분 분량으로 방송된 ‘앵무새’는 “부정 사건 뒤에는 반드시 어떤 고관, 정당이 유력한 간부급 사람들의 줄이 닿아있으니…”, “나라의 책임자는 산중의 한가함을 누리고…”,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도 정권만 잡고 있으면…” 등 내용이 정권의 ‘심기’를 건드렸다. 주시하던 정권은 결국 비상계엄의 폭력 아래 이에 대한 탄압을 개시한 것이었고 이는 역시 한국 방송사상 최초의 프로그램 탄압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법원은 1969년 12월, 결국 ‘앵무새’ 관련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당연한 귀결이었지만 그 짧지 않은 시간 관련자들의 고통은 큰 것이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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