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아 “30대에 맞는 걸크러시, ‘멋쁨’을 고민했다”

입력 2018-01-29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보아가 어느덧 서른둘이 됐다. 10대는 소녀답게, 20대는 당당하게 살아오다 지금은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현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새 싱글 ‘내가 돌아’로 돌아온 보아

“진짜 보아다운 게 뭘까요?”

작은 키에서 뿜어 나오는 카리스마,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가창력…. 가수 보아(32)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누구나 가질 수 없고 만들 수도 없는 이런 보아만의 매력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여전히 그대로다.

31일 싱글 ‘내가 돌아’로 가요계에 돌아오는 보아가 신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 다운 게 뭐지?”라는 고민을 했다. ‘아시아의 별’로 오랜 시간 정상의 위치에 서 있는 그에게 어울릴법한 고민이 아닌 듯 보였다.

“사실 실감은 나질 않지만 벌써 19년차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일이라 어느 시점부터 내가 몇 년차라는 것을 잊게 됐다. 그저 그 나이에 맞는 신선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결국 음악에 대한 고민이었다. 2000년 열세 살 나이에 데뷔했으니 이번에는 대중에게 어떤 모습과 음악으로 다가설지 자신도 궁금했던 모양이다. ‘내가 돌아’는 라틴풍의 기타연주에 중독적인 멜로디가 더해진 어반 R&B 힙합 댄스곡이다. 집착이 심한 남자 때문에 고민하는 여자의 마음을 직설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냈다. 특히 평소 보아가 시도하지 않았던 스타일에 도전해 시선을 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공개한 음반 홍보 사진에서 보아는 사과머리를 양쪽으로 올렸고, 또 배꼽을 시원하게 드러낸 노출 의상을 선보였다.

“‘보아는 항상 이런 음악을 한다’ ‘정박자에 파워풀한 춤을 춰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제가 안 할 법한 음악을 저답게 소화하고 싶었다. 조금 풀어진 힙합 R&B 기반의 댄스곡에 춤추는 내 모습이 신선할 것 같았다. 예전에는 걸크러시 장르를 말할 때 많이 거론해주셨는데 어느 순간 멀어진 것 같다. 하하! 30대에 맞는 걸크러시, ‘멋쁨’(멋지다와 예쁘다의 합성어)을 고민했다. 남자 분들은 안 좋아할 수 있겠다.”

가수 보아.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나이 탓일까. 보아의 표정, 말투, 행동 하나하나에 여유가 넘친다. “19년차 중견 가수의 노련함”이냐고 묻자 “중견 가수나, 아시아의 아줌마라는 수식어만 제발 붙이지 말아달라”고 손사래를 쳤다.

“10대엔 소녀다웠고, 20대에는 당당했다. 30대인 지금은 자유로워졌다. 주변 친구들이나 일로 만나는 분들도 내가 편해 보이고 여유 있어 보인다고 한다. 앞으로는 보아라는 틀에 나를 가두지 않으려고 한다.”

보아는 이번에 컴백과 동시에 또 다른 ‘날 것’에 도전했다. XtvN 리얼리티 프로그램 ‘키워드#보아’에 출연 중이다. 데뷔 후 첫 리얼리티 출연이다.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텐데 그는 “전혀”라며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고 털어놨다.

“이것도 나이가 들면서 자유로워진 부분 중 하나다. 어렸을 때는 너무 욕을 많이 먹어서 사람들이 나를 그냥 싫어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살다 보니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냥 싫어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좋아하더라. 그렇게 어른이 된 것 같다. 미리 걱정해서 나를 보여주지 않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프로그램에는 보아의 공식 팬클럽 ‘점핑보아’ 1기 출신으로 유명한 샤이니 키가 관찰자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같은 소속사 선후배. 두 사람이 나누는 음악과 인생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진다.

“키가 나보다 5살이나 어리다. 생각보다 남자답고 리더십이 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내가 이 친구에게 기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든든한 남동생을 얻은 기분이다. 나는 가수 친구가 거의 없다. SM 소속 친구들 아니면 볼 기회가 없다. 후배그룹인 NCT가 나를 제일 두려워할 것이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선배는 이수만이다.”

가수 보아.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보아의 2018년은 본업인 가수에 집중되어 있다. 올해 계획표도 이미 많은 일정으로 빼곡히 찼다. 지난해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MC 등으로 활약하며 활동영역을 확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가수로 대중과 더 가까이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에는 ‘프로듀스 101’에 출연하며 ‘국민대표’라는 자리가 얼마나 힘든지 많이 느꼈다. 1월부터 가수로 정신없는 한 해를 시작할 것 같다. 2월 말에는 미니앨범을 발매하고 3월에는 일본 투어도 잡혀있다. 올해는 가수로서 많은 활동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2년 후면 데뷔 20주년이다. 그에 맞는 콘서트도 해야 한다. 마음이 바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