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당신이 몰랐던, 안효섭

입력 2018-09-28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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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효섭과 만나기 전 예상한 그는 작품 속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보여준 밝고 활기찬 유찬의 ‘현실판’을 예상했다. 물론 캐릭터와 배우를 동일시하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사소한 기대감을 줄 정도로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조화로웠다. 하지만 현실의 안효섭은 유찬과 달랐다. 조금 다른 정도가 아니라 180도 달랐다. 색다른 반전이었다.

“유찬은 저와 많이 다른 사람이에요. 저는 평소 부정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데 유찬은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를 가졌더라고요. 유찬을 경험함으로써 저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했어요. 유찬은 감정에 솔직하고 투명하잖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으면서 살아왔거든요. 유찬 덕분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많이 웃고 행복했어요.”


극 중 유찬은 “Don't think feel”을 입에 달고 산다. 그의 좌우명이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마법 같은 주문이다. 정은 차고 넘치지만 지식은 다소 부족한 ‘뇌 청순’ 캐릭터라는 설정 때문에 발음은 조금 꾸밈없이 친숙하다. 하지만 현실의 안효섭은 한때 한국어보다 영어가 훨씬 편했던, 캐나다 유학파 출신. 국민대학교 국제비즈니스학과에 재학 중이다.

“전공이 좀 특이하긴 하죠. 한국어를 하지만 캐나다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어 수업이 힘들더라고요.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해서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학과를 택했어요. 지금은 한국어가 더 편해요. 필기할 때는 아직 영어가 더 편하지만요.”

그렇다면 유찬이 아닌 안효섭의 실제 좌우명은 무엇일까.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좌우명이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늘 생각하는 말은 있어요. ‘세상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 예요. 경험도 환경도 자신만의 기준도 다 다르잖아요. 각자의 기준대로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함부로 왈가왈부 하지 말자’고 생각하곤 해요.”


이후로도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 2015년 데뷔한 안효섭은 짧지만 쉼 없이 활동한 지난 3년을 돌아보며 감사함과 혼란스러움과 자부심과 공허함을 고백했다.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해요. 제가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요. 후회는 없어요. 다만 지금까지는 직진만 한 것 같아요. 잡히지 않는 허구만 좇아가면서요.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를 하면서 느낀 건 ‘직진만이 답은 아니다’ 예요. 옆을 둘러보는 여유가 있어야 진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싶어요. 잠시 쉬어가려고요. 소중한 경험을 하고 느끼면서요. 짧은 쉼 이후에 다시 이어가야죠.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하면서 성장하는 모습과 진솔한 연기 보여드릴 테니 제 행보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본팩토리-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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