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김민아 사과’ 선 넘다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널 뻔
방송인 김민아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김민아와 해당 영상을 실은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앞서 대한민국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왓더빽 시즌2’에서는 김민아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받는 미성년자 A 군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때 김민아가 A 군을 상대로 우회적인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공개된 영상 속 김민아는 A 군에게 “에너지가 많은 시기인데 그 에너지를 어디에 푸느냐”고 장난스럽게 물었고, 이에 A 군은 말없이 미소 지었다. 김민아는 “나와 같은 생각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김민아는 “집에 있으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졌고, A 군은 “엄마가 집에 잘 안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민아는 “그럼 혼자 있으면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 A 군을 당황하게 했다.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온라인상에서 ‘김민아가 선을 세게 넘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만약 남자 방송인이 저런 발언을 했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후 김민아는 해당 논란을 인지한 후 사과의 뜻이 담긴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1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유튜브 ‘대한민국 정부’의 ‘왓더빽 시즌2’에서 부주의한 언행으로 시청하시는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시민들과 영상 통화하는 과정에서 학생 출연자와 촬영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내 무리한 언행이 발생했다. 개인적인 영역을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끌고 들어와 희화화 시키려 한 잘못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부끄러운 행동이었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제작진 통해 연락이 닿아 글 중간 내용은 수정 요청됐다”고 사과문 일부 수정을 알린 뒤 “조금 더 더 빨리 글을 올렸어야 했으나, 1일 일정으로 이제서야 사과 말씀 올린다. 내 잘못된 일, 내가 책임지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모두 직접 사죄드릴 것을 약속한다. 죄송하다. 자극적인 것을 좇지 않고 언행에 각별히 조심하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여기에 대한민국 정부-왓더빽 시즌2’ 측 역시 “해당 동영상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시작한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을 나누는 편이었다. 학생 출연자와 코너 진행자인 김민아가 나누는 대화 중 일부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어 해당 부분을 수정해 해당 편의 완성도를 좀 더 높여 재게시 하고자 현재 영상을 잠시 비공개로 설정해 놓았다. 채널 시청하시는 국민 여러분에게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처럼 김민아의 ‘선 넘는 캐릭터’ 혹은 ‘민아치’가 끝내 파국을 불렀다. ‘왜냐맨’ 시리즈. ‘워크맨’ 등 유튜브를 거쳐 SM C&C와의 전속계약 체결에 성공하는 등 소위 중앙 무대에 진출한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은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방송사의 예능국 PD는 김민아의 캐릭터가 지닌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 인터넷이나 작은 방송에서 젊은 층에서 인지도를 쌓는 데는 비속어나 유행어. 특정집단의 은어를 사용하는 게 매니아 층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김민아처럼 대중 노출이 많아지면 반드시 실수를 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언어는 일종의 습관이다. 그래서 평소의 버릇이 방송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며 “특급 MC인 유재석, 강호동과도 일을 해봤지만 난 그들이 사석에서도 비속어 등을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한 연예 관계자는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의 부주의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동아닷컴에 “1인 미디어에 대한 특별한 제지가 없다보니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콘텐츠 제작진의 역할 중 하나가 송출되기 전 적절성을 파악하는 것인데 분명히 문제 될 소지를 지닌 김민아의 발언을 걸러내지 못했다. 정확히 문제가 되는 발언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 또한 “대중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대중들의 인식을 제작진들이 수용하고 그에 맞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