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남주혁 “나의 20대, 치열하고 멋지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길”

입력 2020-12-14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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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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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맞닿아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에 많이 끌려요.”

올해 남주혁(26)이 연기한 인물들은 모두 20대다.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보여준 삼산텍 창업자 ‘남도산’부터 영화 ‘조제’에서 보여준 취업준비생 ‘영석’까지 모두 이 시대의 청춘들의 얼굴이었다. 의도적으로 선택을 하진 않았지만 무의식적으로 이런 캐릭터에 끌렸음을 남주혁은 부정하지 않았다.

“나이가 더 들어서도 20대 연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저 역시 20대라서 확실히 비슷한 연령대 캐릭터가 끌리긴 해요. ‘조제’의 영석이 같은 경우에는 정말 평범한 아이거든요. 이 평범함을 극대화시켜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 동안 맡아왔던 밝고 긍정적인 청춘의 모습이 아닌 불안이나 부침, 그 이면의 모습을 섬세한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조제’는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명작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한국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남주혁이 부담감을 가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는 “원작 속 캐릭터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와 비교는 당연히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매 장면마다 치열하게 연기했기에 많은 분들의 다른 점을 반가워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기대감과 불안함이 있다”라고 말했다.

남주혁은 3~4년 전에 일본 원작 영화를 본 적이 있지만 촬영 전이나 당시에는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찍는 도중에 봤다면 아마 나도 모르게 따라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며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진 않았다. 아까도 말했지만 평범한 사람을 연기하고 싶었다. 20대 초반의 날 것 등을 연기하고 싶어 캐릭터를 가볍게 접근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 안에서 배우들과 호흡하며 탄생하는 영석이를 연기하고 싶었고 나만의 느낌으로 영석이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야 우리 영화 ‘조제’의 차별점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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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에 남주혁은 ‘치열하게’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도 그럴 것이 촬영을 하며 ‘아 이게 아닌데’라고 자신의 연기에 특별히 더 만족하지 못했다고. 특히 조제와 영석이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골목길 장면에서는 온전히 ‘영석’으로 대입을 못 시켜 대사를 뱉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밤새 찍다 해가 뜨면서 마무리가 됐지만 못내 아쉽더라. 잠을 자도 계속 마음에 걸려 김종관 감독님께 양해를 구하며 그 장면을 다시 찍고 싶다고 요청했다. 감독님께서도 흔쾌히 동의하셔서 다시 찍게 됐다”라고 말했다.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그는 자신의 아쉬움을 채워내고 말았다. 만족하는지 물어보니 “연기를 향한 ‘완전 만족’은 없는 것 같다”라고 웃으며 답했지만.

올해 남주혁은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tvN ‘스타트업’, 영화 ‘조제’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연기자로서 매력을 발휘했다. 자신이 찍은 작품이 세상에 하나, 둘씩 나오니 긴장감도 풀려 피곤함도 몰려온다고. 남주혁은 “경험이 부족해서 계산해서 연기를 못하고 그 인물에 다가가려는 진심이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노력이더라”며 “그런 마음으로 정말 쉴 새 없이 작품을 찍어서 그러지 그 스트레스와 피곤함이 작품이 다 끝난 후에야 찾아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았나 싶다. 개봉을 하고 작품이 방송되는 같은 시이게 더 생각이 많아졌다. 아무 생각 없이 쉬려는 데 그게 잘 안 되더라”며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스트레스와 어려움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이겨내서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로 뽑아내려고 노력한다. 후회없이 해보려고 더 노력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의 남도산, ‘조제’의 영석의 20대 시절을 연기하며 보낸 남주혁은 자신의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그는 다시 한 번 ‘치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말을 끝냈다.

“치열하게 살고 있어요. 몰두할 수 있는 순간이 감사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기쁘고 슬프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어쩌면 이 과정이 힘든 시간일 수도 있지만 뒤돌아보면 너무 멋진 20대를 살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치열하게 살았다고, 멋지게 살았다고 제 자신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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