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파이프라인’ 이수혁 “실제 성격? 차갑지 않아요” (종합)

입력 2021-05-29 08: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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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파이프라인’ 이수혁 “실제 성격? 차갑지 않아요” (종합)

배우 이수혁이 이미지 변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극장 개봉한 영화 ‘파이프라인’에서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을 계획한 대기업 후계자 건우를 연기한 이수혁. 그가 선보인 건우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도 서슴지 않는 소시오패스 성향의 캐릭터다. 도유업계 최고 천공 기술자 ‘핀돌이’를 비롯해 다섯 도유꾼을 모아 도유 작전을 벌이다 뜻대로 되지 않자 온갖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멀끔해 보이지만 허당기 있는 인물로 이수혁의 기존 이미지를 비튼 설정 덕분에 뜻밖의 재미를 유발한다.

“유하 감독님의 느와르 전작 속 악역들과 다르게 건우는 약간의 빈틈도 있는 캐릭터예요. 감독님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다른 표정들, 제스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감독님의 의견에 따라 건우에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각을 잡고 나오기보다는 풀어지기도 하고 무리에 휩쓸리는 모습도 보여주려고 했죠. 건우가 등장하는 모습도 전동휠을 타니까 신선하더라고요.”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판타지적인 비주얼과 굵은 저음으로 담은 이수혁의 ‘가벼움’. 그렇기에 ‘파이프라인’의 건우는 확실히 낯설고 신선하다. 이수혁 또한 ‘망가짐’이 가미된 건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에서는 식단 조절도 하고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파이프라인’ 현장에서는 비교적 몸은 편하게 촬영한 것 같아요. 관리를 안 하고 잘 먹었거든요. 일부러 먹고 자서 얼굴이 부은 상태로 촬영하기도 했어요. 일그러진 표정을 시도하기도 했고요. 저도 본 적 없는 생소한 표정이 나오기도 해서 좋았어요. 포스터를 보면 눈 양쪽이 다르거든요. 저도 놀랐어요.”

건우는 캐릭터의 한계를 허무는 또 하나의 작업이었다. 자기객관화가 잘 된 이수혁에게 ‘도시남’ 이미지는 강점인 동시에 고민의 지점이기 때문. 이수혁은 “멋진 역할, 판타지적이거나 차가운 캐릭터를 많이 해서 나를 그런 이미지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예전에는 판타지 속 캐릭터, 비현실적인 인물 밖에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캐릭터 폭을 넓힐 방법을 많이 고민했죠. 체중도 늘려보고 예능에서 풀어진 모습도 보여드리면서요. OCN ‘동네의 영웅’(2016)에서 청년 백수 역할을 하면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자연스러운 모습도 선보였죠. 예전에는 답답한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생각이 유연해졌어요.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있고 풀어진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이제는 이사님 캐릭터에서 팀장님까지 내려왔는데 조금 더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이수혁은 실제 성격은 대중이 보는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무겁고 차갑고 멋진 스타일은 아니다. 그냥 영화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라며 “무겁기보다는 유쾌한 분위기를 좋아한다. 지인들이 나를 유쾌하고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지의 틀을 깨고 작품 속에서 한없이 망가지고 싶다는 이수혁. 그는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망가지는 역할을 해보니 순간을 느끼면서 연기할 수 있었고 보는 분들도 편한 것 같더라. 오래 연기하고 싶다. 기회를 주신다면 열심히 해보겠다”고 고백했다.

예능에 있어서도 활짝 열려 있다고 털어놨다.

“배우로서 자리 잡기 전에는 예능이 겁이 났어요. 하지만 스스로 갈증도 있고 답답한 느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 ‘끼리끼리’로 버라이어티를 시도해봤는데 역할의 연장선상이 아닌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도 좋게 봐주신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예능을 통해서도 드라마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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