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신사가 홈페이지에서 무단 사용한 BTS 멤버들 사진. 지금은 삭제해 볼 수 없다.
23일 도쿄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즈오카현 시모다 시 소재 리조트 호텔 ‘바이 더 시(By the Sea)’는 리조트 내에 신사를 마련해 운영하면서 BTS신사로 명명했다. BTS가 연상되도록 ‘By the Sea’의 영어 약자를 교묘하게 활용한 것. 한술 더 떠 신사 곳곳에 BTS멤버들의 사진을 걸어놓고 판촉활동에 이용했다. BTS의 음악도 틀었다.
신사 측은 공식 소셜미디어에 BTS 데뷔 기념일에 맞춰 이벤트를 한 사진, 신주로 보이는 인물이 BTS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등을 게재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리조트 측이 작년 여름 무렵 신사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했다.
BTS 신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곳은 입장료가 없는 대부분의 일본 내 신사와 달리 부적 포함 2000엔(약 2만 원)을 받았다. 의복을 갖춘 신주(신사에서 일하는 사람)와 진행하는 특별기도 참가비는 약 5000엔(약 5만 원)이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BTS 팬덤인 아미(ARMY)의 반발을 샀다.
일본에서 신사는 고유 토착 신이나 죽은 사람을 신으로 높여 모시는 곳이다. 아미라고 밝힌 일본의 한 네티즌은 지난 20일 트위터에 “살아있는 사람을 신으로 숭배한다는 게 이상하다”는 트윗과 함께 BTS 사진이 붙어 있는 신사 내부 사진을 올려 비판했다.
23일 일본 후지TV의 한 프로그램도 해당 신사의 행태를 고발했다.
호텔 측이 대표 이름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파문이 확산하자 해당 리조트는 22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번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향후, 사진의 무단 사용 등 세심한 주의를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입장료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받은 것으로 BTS 팬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리조트 대표는 또한 사과문에서 “당사의 설명이나 표현 부족으로 인해 오해나 착각을 초래했다. 대표인 제가 BTS의 팬으로서 사업과 뚜렷하게 구분하지 못한 점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관계자 및 팬 분들에게 거듭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리조트 측은 신사 홈페이지 등에서 문제가 될 콘텐츠를 삭제해 현재는 볼 수 없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