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가족’, ‘8월의 일요일들’, ‘귀여운 남자’ 등 인간 내면의 솔직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끄집어내면서 연출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정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은 류화영의 첫 영화 주연작로 눈길을 끈다. 류화영은 앞서 ‘오늘의 연애’, ‘더 씨엠알’, ‘러브씬 넘버’, ‘뷰티인사이드’, ‘매드독’ 등 다수 작품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류화영이 연기하는 은수는 한 달 동안 지속되는 층간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던 중 윗집 주인 호경(박진우) 행동에 의문을 갖고 그를 관찰하게 되고 공모전에 이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야기 후반에에는 반전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선보이며 미스테리 스릴러로 흥미를 돋운다.
강원 로케이션 영화로 고성의 거진항, 백도항, 간성 일대와 속초가 주인공의 집으로 등장해 영화에서 아름다운 풍경까지 엿볼 수 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참여한 소성현 미술감독은 각각의 공간을 주인공의 심리변화와 공간적 제약을 최대한 활용해 ‘사잇소리’만의 공간을 창조했다. 작가 지망생 주인공 은수의 공간을 리얼리티 있게 표현하고, 후에 등장하는 호경의 공간에도 힘을 줘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귀여운 남자’에 이어 3번째 호흡을 맞춘 홍보라 음악감독은 김정욱 감독의 영상과 앙상블을 이뤄 장르적 특성의 힘을 실어가 감독과의 또 하나의 내러티브를 만들었다. 감성적이면서도 서정적인 홍 감독의 음악은 영화와 잘 어우러져 영화의 서스펜스를 더해 그 재미를 높인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