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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SM엔터와 하이브간 기싸움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SM엔터는 전 총괄 이수만에 대한 역외탈세 및 불법 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하이브의 묵인을 의심했고 하이브는 '이수만과 SM이 거래관계가 없음을 전제로 계약을 했기에 세부 내용 모르고 관여할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나름 이성적으로 주고받던 양측의 입장이 오늘(17일)은 "하이브가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SM은 폭로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라며 격앙됐다. 한쪽은 치부를 드러내며 회사 지키기에 나섰고, 한쪽은 '몰랐다'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게 각자의 '이미지'만 깎아먹는 총성없는 전쟁의 결말은 뭘까. 우선, 이성수 대표이사는 1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1차 성명 발표' 영상을 게재했다. 이수만과 SM 이사회간 갈등, 이수만이 지시한 불합리한 요구와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 등을 언급하며 "오늘 첫 번째 성명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몇 차례 추가 발표를 통해 14개의 목차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
CTP는 이수만이 2019년 1백만 미국달러로 홍콩에 설립한 CT Planning Limited 라는 회사로 이수만의 100% 개인회사다. 이성수 대표는 CTP에 대해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며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 하이브가 이수만과의 주식매매계약에서 이수만의 국내 프로듀싱은 3년으로 제한했지만 해외 프로듀싱은 전혀 제한하지 않은 점을 들어, 하이브가 CTP 위법 요소에 동조한 것인지 아니면 몰랐던 것인지 의문을 품었다.
관련해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의 해외 프로듀싱 허용은 SM엔터테인먼트와는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프로듀싱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외 프로듀싱 업무 수행이 SM과 연계되어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전 총괄의 국내 프로듀싱을 3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경업금지에 관한 관행적인 내용이며, 3년이 경과한다고 SM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는 이 전 총괄과 SM 간의 거래 관계가 없음을 전제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내용도 전달 받은 바 없다. 만약 이 전 총괄이 CTP를 소유하고 있고 이 CTP와 SM 간에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상기에 언급한 것과 같이 주식매매계약의 조항에 따라 CTP와 SM 간의 계약을 종결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종결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향후 CTP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법인이 이성수 대표가 주장한 것처럼 SM과 문제가 많은 계약을 체결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러한 법인과 SM 간의 계약을 승인한 SM 내의 주체들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괜찮아 우리에겐 나무심기가 있잖아"
또 이성수 대표는 "괜찮아 우리에겐 나무심기가 있잖아"라며 사내 임직원들 사이에 유행하는 밈을 언급, "오래전부터 이수만이 나무심기, Sustainability 즉, ESG를 표방한 메시지와 새로운 시장 개척 및 문화교류를 외치는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 이수만이 주장하는 뮤직시티의 건설에는 카지노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는 것"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하며 "이수만은 심지어 많은 관광객들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도 운운한 것을 여러 사람들이 듣고 목격하고, 말렸다"라고 폭로했다.
심지어 이수만이 A&R팀과 유영진 이사에게 앞으로 에스엠에서 나올 모든 주요한, 중요한 곡들에는 그 가사에 나무심기,Sustainability, ESG를 투영하기를 지시했음을 밝히며 하이브가 나무심기, Sustainability가 가진 진짜 의미를 알고 있는지, 몰랐어도, 묵인을 했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하이브는 "이 전 총괄과 관련된 어떤 형태의 활동이나 캠페인이 SM과 직접 연계되어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관여할 이유가 없다"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 "당사는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SM에서 추진하는 ESG 관련 캠페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따라서, 이성수 대표가 주장하는 내용 역시 알지 못한다. 당사 역시 ESG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이 전 총괄이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이 ESG 활동과 연계되어 진행될 경우 이에 대해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라며 세부 내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그리고 17일, SM엔터가 하이브의 이수만 CTP 관련 입장에 "본질적 문제인 역외탈세 의혹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못박으며 갈등이 재발했다.
SM엔터는 "'해외판 라이크 기획'인 CTP는 실체를 숨기기 위해 SM이 아닌,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였고 SM과는 거래관계가 없음으로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시켜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성수 대표이사의 성명 발표 영상에서도 CTP와 SM의 계약이 아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해외 레이블사와의 직접 계약에 대한 부분으로 언급한 바 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가 '해외판 라이크기획'인 CTP를 인지하고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의혹에 동조 내지는 묵인한 것이고, 이를 모른 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속았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앞서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발표한 공식입장에서 방시혁 의장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올해 초 선포한 '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에 깊은 공감을 표한 부분과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는 문장을 언급, "방시혁 의장 스스로 깊이 공감했다는 캠페인의 세부 내용에 대해 전달받은 것이 없다는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의문을 품었다.
관련해 하이브는 "문제제기가 무의미하며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SM의 '왜곡' 지적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하이브는 "당사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래관계가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미처 인지하지 못한 거래관계가 발견되는 경우,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기존 입장문에 있던 내용을 재차 설명, "당사와 이 전 총괄의 계약에 따라 SM과의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기 계약되어 있는 SM 아티스트 관련 수익은 받지 않는 것으로 이미 협의가 되어 있다. 향후에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이사회를 통한 투명한 계약관리를 할 것이기 때문에 SM의 문제제기는 의미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당사는 지금 SM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뭔가를 왜곡할 이유가 없으며, 이러한 노력이 의혹 제기의 대상이 될 이유도 없다"라며 "SM이 폭로하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사안들은 모두 SM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SM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다. SM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는 최대주주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식의 접근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런 가운데 SM엔터 유닛장 이하 재직자 208명은 ‘SM 평직원 협의체’를 구성하고 "하이브 적대적 M&A 중단하라"는 취지의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성명문을 발표한 상황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