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은미,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박진영(왼쪽부터)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 2TV ‘골든걸스’ 쇼케이스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가수 이은미,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박진영(왼쪽부터)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KBS 2TV ‘골든걸스’ 쇼케이스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인순이·박미경·신효범·이은미 ‘골든걸스’ 신곡 쇼케이스

신곡 발표하며 완전체 첫 활동
관객들 “멋진 도전” 열띤 환호
박미경 “신인상·빌보드 1위 목표”
“우리는 평균 59.5세 신인 걸그룹입니다!”

인순이(66), 박미경(58), 신효범(57), 이은미(57) 등 ‘원조 디바’들이 제각기 40여 년이 넘는 경력을 뒤로하고, ‘신인’의 이름으로 무대에 섰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골든걸스’를 통해 생애 첫 그룹 활동을 준비해 온 이들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신곡 발표 쇼케이스를 열고 대망의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셀 수 없는 공연 경험을 쌓은 이들도 재데뷔 무대 앞에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게 있다면, 평생 솔로로 활동하며 무대를 채웠던 이들의 옆에 동료들이 서 있다는 점이다.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무대에 오른 네 사람은 300여 관객 앞에서 데뷔곡 ‘원 라스트 타임’(One Last Time)을 열창했다.


●4인방 “그룹 활동 최고!”


이들이 이날 무대에서 공개한 노래 ‘원 라스트 타임’은 팀의 프로듀서이자 매니저를 맡고 있는 가수 박진영이 작곡·작사했다. 경쾌하고 힘찬 멜로디와 도전과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12월 1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

멤버들은 반짝이는 스팽글로 화려하게 장식한 블루 컬러의 무대 의상을 차려입고 댄서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섹시한 손동작과 과감한 어깨춤까지, 다양한 안무를 댄서들과 나란히 추며 ‘칼 군무’를 선보였다. 총합 151년에 달하는 경력을 살려 격렬한 춤사위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고음을 내지르고, 감미로운 화음을 쌓았다. 막바지에는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요즘 음악방송에서 필수로 꼽히는 ‘엔딩 포즈’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관객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신효범은 “오늘은 우리가 가요계의 막내다. 이렇게 긴장한 적은 처음이다. 관객들의 함성을 듣고 힘내서 무대를 마쳤다”며 “그룹 활동을 처음 해보는데도 4명이 이렇게나 호흡이 좋을 수 없다. 볼뽀뽀도 엄청나게 자주 한다”고 기뻐했다. 박미경은 데뷔곡에 대해 “아카펠라 대목은 우리만의 강점이다. 노래가 ‘초대박’ 날 것이다. 목표는 연말 신인상과 빌보드 1위”라며 당찬 포부를 밝혀 박수 받았다.


●300여 관객도 ‘눈물 글썽’

프로그램은 4명이 팀워크를 쌓는 과정에 집중한 덕분에 5%대(닐슨코리아) 시청률을 유지하고,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네이버TV’에서 클립 VOD 통계 기준 지상파 방송3사 예능프로그램 중 예능프로그램 재생수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무대를 담은 유튜브 영상이 최고 170만 뷰를 기록할 만큼 젊은 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박미경은 “20대 친구들의 인기를 체감하고, 실제로 광고 제의도 받았다. 놀라운 나날들”이라며 웃었다. 인순이는 “딸과 엄마가 함께 방송을 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동년배들이 아내나 엄마보다 ‘나’라는 이름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기를 증명하듯 300여 명의 관객은 이날 공연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섰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김윤영(22) 씨는 “어머니와 나이가 비슷한 가수들이 걸그룹 활동을 하는 게 불가능할 줄 알았다. 이들의 도전에 감동해서 팬이 됐고, 실제로 꼭 공연을 보고 싶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길시온(29) 씨는 “엄마가 신효범이 ‘가요무대’에서 ‘난 널 사랑해’를 열창하는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평소에 콘서트를 잘 보지 못하는 엄마와 함께 공연을 보게 돼 설렌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