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보성 “무모하다고? ‘암흑’ 속 시각장애인 위해 링 위에 선다” (인터뷰)

입력 2024-09-02 19: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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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인사이드 프로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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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보성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8년 전 종합격투기 대결을 펼쳤던 일본의 콘도 테츠오와 숙명의 재대결을 펼친다.

김보성과 콘도 테츠오는 2016년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 035’ 스페셜 매치 웰터급에서 맞붙은 바 있다. 김보성은 당시 경기 도중 오른쪽 눈 주위 뼈가 함몰되는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으나 시력 보호를 위해 수술을 포기했다. 왼쪽 눈이 이미 오래 전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상태라, 오른쪽 눈 시력마저 잃을 수 없기에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김보성은 다음 달 12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콘도 테츠오와 리벤치 매치를 연다. 8년 전 경기에서 소아암 환우를 돕기 위해 자신의 파이트 머니를 기부했던 김보성은 이번에는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출전 개런티를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콘도 테츠오도 김보성의 취지에 동참해 개런티 없이 싸우기로 했다.

김보성은 “나도 시각 장애인 6급인데 장애인 중에 시각 장애인이 자살률이 1위라고 하더라”며 “이번 경기를 통해 시각 장애인들에게 꼭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모하고 위험한 도전이라며 걱정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시각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처절한 ‘암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시력보호 렌즈도 없이 싸워 이긴다면 시각장애인 분들도 ‘나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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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는 김보성과 콘도 테츠오의 스페셜 리벤치 매치 기자회견이 열렸다.

콘도 테츠오는 이날 “김보성과 8년만에 다시 경기를 치루게 되어 영광”이라며 시합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시각장애인 분들을 희망을 준다는 대회 취지에 감동했지만, 경기는 내가 이길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일본 격투기 단체 ACF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김보성은 “시각 장애인을 위로하고 희망을 안겨드리기 위해 이번 경기를 기획했다”며 “콘도 테츠오와 8년 만에 다시 겨루게 돼 저또한 영광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결의에 찬 김보성이지만 가족들은 근심이 컸다. 김보성은 “2016년 첫 경기 당시 아내가 결사 반대를 했는데 ‘오른쪽 눈을 보호하며 경기하겠다’고 무릎을 꿇어 허락을 받았는데 그 경기에서 안와골절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체육관 관장님을 포함, 5명이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며 “시각장애인을 돕는다는 취지에 아내가 공감 해주어 허락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김보성은 이어 “예전에 시각장애인 체험관에 갔는데 해보니 손가락 하나를 찾는 게 힘들었다”며 “저는 시각장애 6급이지만 1, 2급 분들은 과연 얼마나 힘드실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이 나를 보며 ‘김보성처럼 힘을 내자’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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