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사퇴-뉴진스 언팔-풋옵션 청구’ 이 모든 일이 불과 하룻새 11월20일 이뤄졌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전 대표가 사내이사직도 내려놨다. 사진|뉴시스
‘어도어 사퇴한다-뉴진스 언팔한다-풋옵션 청구한다.’ 2024년 11월20일 민희진의 하루 요약.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전 대표가 이날 어도어 사내이사 직도 스스로 내려놨다. A4 2장 분량에 달하는 입장문까지 내며 민 전 대표는 구구절절 ‘사퇴의 변’을 전했고 아울러 ‘향후 펼쳐 나갈 새로운 케이(K)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여운 또한 남겼다.
PR 법인을 활용한 미디어 소통 방식 외 자신의 팬덤 나아가 대중과 ‘맞다이’ 했던 개인 SNS엔 이날 우연찮게 팔로잉 수가 ‘제로’(0)로 찍혔다. 그가 구독해온 SNS 가운데는 이젠 전 직장이 된 어도어 무엇보다 소속 그룹 뉴진스 공식 계정이 있었다. 어도어는 물론 뉴진스도 언팔(팔로우 취소)한 셈이다.
사직서 제출과 함께 소장도 접수했다.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를 상대로 한 풋옵션 대금 청구 소장으로 법정대리인을 통해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이 보유 중이다 주장하는 어도어의 일정 지분을 대주주 하이브가 ‘매수’해 가란 의미다. 추정 액수는 250억원대에 달한다.
A4 2장에 달하는 사퇴의 변으로 미뤄 어도어에 유선으로 실제 전송했을 사직서상 사직사유도 ‘통상 한 줄’을 넘어섰을 지도 ‘이쯤 되면 궁금하다’ 사이버 상 ‘설왕설래’도 있다.
민 전 대표는 사퇴 관련 입장문에서 어도어 경영권을 둘러싸고 수개월간 빚어진 ‘내홍’ 상대를 향해 ‘양심’ ‘회개’ 등 수사를 동원하며 그야말로 격변을 이어갔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 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 더불어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 많은 불법에 대하여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것”이란 일종의 ‘장외 투쟁’을 예고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이날 사직서 제출에 앞서 서울중앙지법에 어도어 모회사이자 대주주인 하이브를 상대로 한 풋옵션 대금청구 소장 또한 접수했다. 추정액수는 250억원대로, 계산 방식은 그 유효성을 두고 또 다른 다툼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주주간 계약에 근거하고 있다. 해당 주주간 계약과 관련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신의 원칙을 어겼다며 지난 8월 해지 통보한 바 있다.
한편, 민 전 대표가 사직서를 낸 이날 어도어는 “민희진 이사의 ‘일방적 사임 통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당사는 뉴진스가 더 크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