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 “잔혹한 느낌 위해 12kg 감량, 이하늬 누나와 ‘럽라’ 고민” (종합)[DA:인터뷰]

입력 2025-01-07 1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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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 “잔혹한 느낌 위해 12kg 감량, 이하늬 누나와 ‘럽라’ 고민” (종합)[DA:인터뷰]

배우 성준이 새로운 악역 도전기를 전하며 부담감과 만족감을 함께 언급했다.

지난달 말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2’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최강 빌런’ 김홍식을 맡아 연기 변신에 성공한 성준. 그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얼떨떨하다. 이렇게 좋아해주실 줄 몰랐는데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1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열혈사제2’는 낮에는 사제, 밤에는 ‘벨라또’의 역할을 위해 천사파 보스로 활약하는 분노 조절 장애 열혈 신부 김해일이 부산으로 떠나 국내 최고 마약 카르텔과 한판 뜨는 공조 수사극. 이번 시즌 작품 자체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전 회차 두 자리 시청률을 유지, 최고 시청률 12.8%(닐슨코리아 기준)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열혈사제2’에서 성준은 젠틀한 겉모습과 달리 무자비한 마약왕 김홍식을 연기했다. 라오스 배경에서는 거칠고 날 것의 비주얼을, 부산에 와서는 멀끔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콘셉트를 보여주며 다채로운 느낌을 연출했다. 성준 특유의 차분하고 부드러운 톤이 어우러지면서 오히려 잔혹한 캐릭터성이 강화돼 더 큰 임팩트를 남겼다.

당초 시즌2에 합류하면서 긍정적인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더 컸다는 성준. 그는 “메인 빌런인데 무게감이 없으면 안 되니까, 장치로서 잘 역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과 악이 대립하는 구도인데 악이 너무 약하게 나오면 축을 잡아주지 못하고 붕 뜨게 될 것 같아 부담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특별한 레퍼런스는 없었지만 화려한 셔츠와 라오스 전사 타투로 콘셉추얼한 이미지를 완성했다고. 성준은 운동뿐 아니라 식단으로 12kg을 감량하고 태닝도 했다. 장발과 피칠갑 등 파격적인 비주얼이었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생소한 설정이어서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에게 믿겨질까 고민했다. ‘있을 것 같은 나쁜 X’이라고 느껴져야 김해일(김남길)과 대립 구도가 형성되니까 더러운 느낌의 ‘필요악’ 같이 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귀국 후에는 성공한 마피아 느낌으로 색다르게 연출했다. 성준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수트를 입기 시작하면서는 9kg 정도 빠진 상태를 유지했다. 벌크업을 생각했는데 오히려 감독님이 ‘잔혹하고 배고픈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빼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본투비’ 로코(로맨틱 코미디)에 강한 성준의 훈훈하고 멀끔한 비주얼 때문일까. 분명 김홍식은 잔인한 범죄자지만 검사 박경선(이하늬)과의 러브라인에서 ‘순정마초’ 매력으로 사랑받았다. 대놓고 퍼주는 김홍식과 박경선의 ‘사약 케미’에 많은 시청자가 단체로 길티 플레저(죄책감·죄의식을 느낌과 동시에 엄청난 쾌락을 만끽하는 심리)를 느끼곤 했다.

‘파워T’를 넘어 ‘T 100’이라는 성준은 김홍식과 박경선과의 사약 케미에 대해 “이뤄지면 안 되는 사랑”이라고 딱 잘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하늬 누나와 러브라인이 있다고 해서 재밌겠다 싶었지만 어떻게 살릴지 고민 됐다. 입체적으로 보여지고 싶었지만 캐릭터가 너무 망가지면 안 되니까 절제하자 싶었다”며 “홍식의 내면에는 어린 아이 같은 면이 있으니까 거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준은 “김홍식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깨뜨린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배우관이 좀 더 넓어진 느낌이다. 옛날에는 오글거리는 것을 잘 못했는데 해보니까 재밌고 생각보다 잘 즐겼다. 기피했던 것들도 막상 하니까 좋더라. 이제는 해볼 거 다 해봐야지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열혈사제2’ 현장을 돌아보며 “신뢰를 기반으로 한 유대가 엄청 컸다. 아무것도 없어도 이 형, 누나들만 있으면 무슨 신이든 완성될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했다. 다들 연연해하지 않고 자기 것을 하는데 융화가 되더라. 호흡이 정말 좋았다. 뭐에 씐 것 마냥 장면이 만들어 지더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시즌3에 대한 질문에는 “시즌3가 나온다면 뭐라도 시켜주시면 하겠다. 일자리를 사수해야 하니까”라고 농담하면서 “감초 역할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2020년 제대 후 한층 폭넓은 작품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성준. 그는 영화 ‘괴기맨숀’을 비롯해 드라마 ‘아일랜드’ ‘사랑이라 말해요’ 그리고 이번 ‘열혈사제2’까지 공포, 판타지, 감성 로맨스 등을 오가며 연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성준은 “캐릭터보다는 작품이 가진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응답하라 1988’처럼 시대적 문화가 보여지거나 ‘미생’처럼 회사 문화가 공감되는 작품이 좋다. 감정은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삶을 담은 그런 결의 작품을 좋아한다”며 “특히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분기별로 한 번씩 보는 것 같다. 이런 작품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과거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 ‘연애의 발견’ 등 로맨스 장르에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특정 장르를 선호하거나 배척하지도 않는다고. 그는 “실제 성격은 오빠나 스윗한 남동생보다는 형 같은 사람”이라면서도 “하지만 굳이 그런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거나 드러내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배우는 작품으로 보여주는 거니까 그런 역할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말했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무조건 하고 싶다”는 성준은 2019년 태어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이) 아빠가 연기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흰색 머리를 한 모습을 보고 ‘아빠다’라고 했다더라. 알아보는 것 같다”며 “인품도 훌륭하고 존경받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아들을 생각하며 미소 지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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