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제작 보고회가 펼쳐졌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코리아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MBN 새 예능프로그램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 행사에는 크레아 스튜디오 황인영 대표, 서혜진 대표, 용석인 PD가 참석했다.
‘언더피프틴’은 ‘만 15세 이하 K-POP 신동 발굴 프로젝트’로 나이를 뚫는 실력과 끼를 장착한 5세대 걸 그룹 육성 오디션이다. 하지만 방송에 앞서 ‘미성년자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여러 시민단체가 어린 아이들을 상업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인영 대표는 “심려를 끼쳐 안타깝고 죄송하다. 방송을 제작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예상지 못한 부분이 사실인 것처럼 확대되고 있다”라며 “자존심을 걸고 도움을 주신 스태프들이 명예에 큰 상처를 입었다. ‘어떻게 이 상황을 끝낼 수 있을까’ 생각하고 이례적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가능하면 이 자리에서 우리 생각하는 사실과 다른 부분을 긴급하게 해명하고 싶다”고 긴급 제작보고회를 연 이유를 밝혔다.
황인영 대표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은 백 마디 말보다 콘텐츠로 평가 받고, 그로 인해 대중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배웠다. 이를 계기로 우리와 함께하는 모든 분을 잘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MBN은 프로그램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MBN은 21일 “‘언더피프틴’과 관련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N은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후, 조만간 본사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혜진 대표는 “그간 MBN과 여러 프로그램을 해왔지만, 우린 MBN으로부터 제작비를 받지 않는다. MBN은 플랫폼일 뿐이다. MBN과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MBN은 플랫폼으로써 책임을 느껴 재검토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MBN 내부적으로 1회 방송을 보고 문제없다고 했다. 이미 방송통심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도 보냈다”라며 “굳이 항의하고 싶다면 크레아 스튜디오 앞에 와서 하면 된다. MBN과 이번 문제는 무관하다”라고 했다.
바코드 형태 프로필에 대해서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검색 사이트에서 찾은 학생증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혜진 대표는 “바코드 논란은 엄청난 오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학생증 콘셉트로 제작한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성적인 어떤 의미로 환치 시키는 부분에 대해 우리도 굉장히 놀랐다”라며 “학생증 콘셉트를 가지고 9세 여아의 성매매, 성적인 무엇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또 이걸 제작한 것은 여성 제작진이다. 현장의 제작진의 90%가 여성이다. 여성 노동자가 성 인지가 낮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걸 현장에서 제작해주는 것이 여성이라는 점을 인지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언더피프틴’은 애초 31일 밤 9시 10분 첫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MBN에서 편성을 재검토한다고 하면서 편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혜진 대표는 “머리 숙여 부탁한다. 우리 의도는 아동 성 상품화가 아니다”라며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게 아니라 여러 의견을 종합해 방송 일자를 조율하려고 한다. ‘강 대 강’으로 나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절대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거듭 왜곡된 시선을 거둬달라고 읍소했다. 심지어 황인영 대표는 질의응답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서혜진 대표 역시 눈물을 보였다.
‘언더피프틴’은 과연 아이들 꿈을 위한 프로그램인가, 어른들의 돈 벌이인가. 제작사는 1회 일부 분량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고 했다. 또 종합적으로 의견을 모아 프로그램 공개 시점을 조율한다고 했다. 이제 판단은 상황을 지켜보는 시청자와 대중 몫이다. ‘언더피프틴’ 운명은 어떻게 될까. 앞으로 상황이 주목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