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 추억도 꺼내” 유부남 바비킴, 사랑 노래로 3년만 컴백 [DA:인터뷰①]

가수 바비킴(Bobby Kim)이 3년 만에 컴백한 소감을 밝혔다.

바비킴은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동아닷컴과 만나 미니앨범 ‘PART OF ME’ 작업 과정을 돌아보며 컴백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자신을 “정식으로 3년 만에 컴백하게 됐다. 유부남으로 돌아온 가수 바비킴”이라고 소개하며 “이번 미니 앨범은 사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코로나19 이후 활동을 많이 못 했는데 혼자 주로 산책하면서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옛 추억과 더불어 현재의 아내, 당시 여자친구와 연애할 때 여러 영감을 받아 만든 앨범이다. 다섯 곡 중 네 곡이 발라드고 전반적으로 잔잔하다. 최대한 따뜻함을 담아서 부르려고 했다. 봄 날씨에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신보 ‘PART OF ME’는 일상 속 소중한 순간들과 깊이 있는 감정을 다채로운 장르와 풍부한 감성으로 그려냈다.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와 깊은 감성의 조화로 완성됐으며 일상과 사랑, 삶의 복잡한 감정을 공감과 위로로 풀어냈다. 선공개곡 ‘Morning Routine(모닝 루틴)’과 타이틀곡 ‘사랑을 흘리다…그리고 3일’을 비롯해 ‘정리’ ‘달빛 세레나데’ ‘사는 게 그저 다 농담같아’ 등 5곡이 수록됐다.


많은 소재 가운데 굳이 ‘사랑’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비킴은 2022년 6월 결혼한 아내와의 연애 시절을 떠올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들던 시기, 하와이에 머물고 있던 아내와 비대면 연애를 이어나가면서 자연스레 사랑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고.

바비킴은 “온라인으로 연애하면서 음악을 작업하기 시작했다. 사랑 안에서 여러 감정을 담았다. 현재 내 감정을 담아서 행복한 곡만 쓰는 건 싫었다. 당시 연애에서 영감받아 긍정적이고 밝은 곡도 썼고,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이별과 만남 등 여러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도 가졌다”면서 “그렇다고 내가 늘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은 아니다. 연기자처럼 그 이야기가 푹 빠져서 영감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옛사랑을 돌이켜본 것이지 현재의 감정은 아니다. 아내에게도 이해해달라고 했지만 워낙 무덤덤한 성격”이라며 웃었다.

아내를 생각하면서 쓴 곡은 ‘모닝 루틴’과 ‘달빛 세레나데’. 바비킴은 “아내는 ‘모닝 루틴’을 상당히 좋아했다. 표현이 와닿는다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3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인 만큼 부담감도 상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 발라드를 좋아하는 팬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이번에는 사랑을 바탕으로 쓴 곡을 발매하고 다음 작품으로는 좀 더 리드미컬하고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곡을 쓰고 있다. 신보를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렌드를 따라가기는 싫었고, 내 안의 불은 아직 안 꺼져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 음악에 좀 더 변화를 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밴드하는 친구들과 협연해왔다. 주로 밴드음악을 하는 친구들과 작업해 편곡했다. 노브레인 드러머 황현성이 음악 감독도 하고 퓨전 음악, 인디 음악을 잘하는 최현석도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세션 맨들과 작업했는데 이번에는 편곡한 친구들이 직접 연주했다. 편곡하는 고집쟁이들이라 한 곡 작업하는데 오래 걸렸지만 라이브감이 좀 더 있다”고 덧붙였다.

신보에는 바비킴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음악 동료들도 함께했다. 에픽하이 타블로가 선공개곡 ‘모닝 루틴’ 작사로, 박선주가 타이틀곡 ‘사랑을 흘리다…그리고 3일’ 작사로, 다이나믹 듀오 개코가 ‘정리’ 작사로 함께했다. 특히 박선주는 바비킴의 대표 히트곡 ‘사랑..그 놈’을 만든 인연도 있다.

바비킴은 박선주가 언급되자 “여전히 무섭고 변태 같은 누님”이라고 돌직구를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친누나 같은 분이다. 영어로 ‘모닝 루틴’ 내용을 만들어서 드리니 한국말로 멋있게 표현해줬다. 내가 만든 노래지만 누나가 본인 작품인 것처럼 고집을 부려줘서 고마웠다. 그만큼 신경을 써준 거니까”라며 “발음이 많이 나아졌다는 칭찬도 조금 받았다”고 말했다. 타블로와 개코에 대해서도 “젊었을 때부터 알고 지낸 형동생 사이다. 내가 말도 안 되는 영어로 데모를 만들면 라임에 잘 맞춰서 가사를 써줬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스토리를 정확히 멋있게 써줘서 고마웠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자작곡을 담지 않고 다른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이유는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바비킴은 “아직 한국어 표현이 서툴다. 한국어 가사에는 시적인 표현이 많이 필요한데 나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나를 잘 알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아는 선후배들에게 작사를 맡긴다”면서 “영어 가사로도 쓸 수 있지만 괜히 자랑한다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도 현재 만든 곡 중에 다음 신보에는 영어로 쓴 노래가 있을 것 같다”고도 부연했다.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바비킴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덤덤하게 “‘30년이 지나갔네’ 싶다. 앞으로 30년 더 하고 싶고 아직 표현하고 싶은 게 많다”고 말했다.

고음 위주의 경연 프로그램, 트롯 대유행 등 급변하는 물결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주관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바비킴. 그는 “나 역시 망설일 때도 있었다. ‘좀 더 편곡을 세게 해야 사람들이 좋아할까?’ ‘트롯 노래 부르면 어떨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유행을 따라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한항공 사건으로 공백기를 보낼 때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하고 싶은 게 아직 많다. 쉬지 않고 음악을 낼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바비킴은 “‘PART OF ME’ 다음 앨범도 올해 안에 내고 싶고 콘서트도 하고 싶다. 공연을 하고 싶어서 죽겠다. 빨리 팬들과 공연장에서 만나고 싶어서 꾸준히 체력도 관리 중”이라며 “음악 프로그램이 있으면 무조건 다 나가고 싶고 예능 프로그램도 섭외가 들어온다면 망설임 없이 다 나갈 것이다. 유튜브 채널도 만들 계획인데 새로운 바비킴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바비킴의 새 미니 앨범 ‘PART OF ME’는 24일 공개돼 현재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어트랙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