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소송에 쏘스뮤직이 낸 충격 증거들 ‘기록 영상·슬랙도 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뉴시스

기록 영상보다 더 강력한 증거가 또 있을까. 쏘스뮤직이 뉴진스 멤버 5인 ‘전원’과 연습생 계약을 체결했다는 근거 상당수를 ‘기록 영상’으로 보유한 것이 확인돼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 해 4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직접 연 기자 회견에서 ‘내가 뽑았다’한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쏘스뮤직이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쏘스뮤직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상대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4차 변론에서, 쏘스 측은 보관 중이던 뉴진스 멤버 다니엘·해린의 계약 체결 당시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아울러 쏘스뮤직은 혜인과 하니·민지 등에 대해서도 “(하니 경우) 오디션을 통해 선발할 당시 민 전 대표는 심사위원으로 조차 참여한 적이 없음” 등 구체적 정황을 제시하며 뉴진스의 ‘근원’을 따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법정에 제출된 영상에는 뉴진스 멤버 다니엘의 어머니가 ‘데뷔 조 확정 안되면 쏘스(뮤직)에 남을지 이적할 지 선택권을 달라’, 해린의 어머니가 ‘(쏘스뮤직 캐스팅 담당자가) 안양에 오신 것도 너무 신기하다’한 장면이 실렸다. 멤버 해린은 경기도 안양에서 ‘길거리 캐스팅으로 발탁’된 것으로 전해진다.   

쏘스뮤직은 혜인과 하니·민지 등 뉴진스의 또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도 개별 사례를 들어 직접 발굴해낸 ‘원천’임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민지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모회사인 하이브의 입사 전부터 쏘스뮤직 연습생이었단 점, 외국 국적의 하니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케이스’로 민희진은 심사위원으로 조차 참여한 적이 없었단 점, 혜인 경우 소성진 쏘스뮤직 대표이사가 부모를 적극 설득해 연습생이 됐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관련 각종 법적 다툼에서 ‘뜨거운 감자’로 작용하는 ‘메신저 대화 증거’는 이번에도 등장했다.

“하이브 최초 걸그룹으로 데뷔시켜준다는 약속을 (하이브가) 안 지켰다”는 민 전 대표 주장에 대한 반박 근거로 ‘민희진 슬랙(사내 메신저) 대화’가 새롭게 증거로 나왔다.

쏘스뮤직이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민희진은 2021년 7월 사내 메신저(슬랙)에서 “르세라핌이 언제 나오든 상관없다. 뉴진스를 M레이블의 첫 번째 팀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서술했다.

쏘스뮤직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민희진 측은 ‘브랜딩 주체가 민희진’이란 독특한 논리로 반박에 나섰다.

민희진 측은 임원(당시 하이브 CBO)이 “길 거리에서 캐스팅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전제하고는 “후보자들 가운데 멤버 선정하고 역할을 부여하며, 걸 그룹으로 브랜딩한 게 민희진이다. ‘내가 캐스팅했다’는 직접 계약 체결이 아닌 브랜딩을 의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뷔 순서 변경설에 맞물려 나온 ‘마지막 주인공’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민희진 측은 “순서가 바뀐 통보를 받은 후 어쩔 수 없이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연습생을 팔았던 양아치”라고 민 전 대표가 쏘스뮤직을 공개 비판한 대목도 변론에서 다뤄진 가운데, 민희진 측은 이를 ‘반문과 단정’이란 맥락의 논리로 반박에 나서 방청석 일부를 술렁이게도 했다.

구체적으로 민희진 측은 ‘너네 양아치냐’라는 질문과 ‘너는 양아치다’는 단정은 분명히 다르다며 “기자회견에서 쏘스뮤직을 양아치라고 단정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쏘스뮤직은 지난해 7월 서울 서부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4월 민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뉴진스 멤버들을 직접 캐스팅했다’, ‘뉴진스를 하이브 최초 걸그룹으로 데뷔시킨다고 한 약속을 하이브가 일방적으로 어겼다’ 등 주장을 펼쳤다.

쏘스뮤직은 이런 민희진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란 점, 그 결과 명예훼손·업무방해 및 모욕 혐의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한 5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12월 19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