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넷플릭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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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각종 논란으로 얼룩졌던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흑백요리사 2)가 마지막 회에 가장 진정성 있는 요리를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흑백요리사 2’의 최종 우승자는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었던 최강록 셰프였다. 그는 화려한 미슐랭 레스토랑의 기술이 아닌, 평범한 자영업자의 애환이 담긴 한 그릇으로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프로그램에 쏟아졌던 공정성 시비를 단숨에 잠재웠다.

마지막 회의 백미는 평생 남을 위해 요리해 온 요리사에게 ‘오직 자신만을 위한 음식을 하라’는 최종 미션이었다. 상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 엘리트 요리사 이하성(요리괴물). 결승인 만큼 화려한 기술로 승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최강록은 가장 투박하고도 정직한 방식을 택했다.

사진 | 넷플릭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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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를 위한 요리’로 식당에서 손님상에 내고 남은 자투리 재료들을 정성스레 조리한 국물 요리를 선보였다. 여기에 일명 ‘빨간 뚜껑 소주’(빨뚜)를 노동주로 곁들여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최강록은 해당 요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현실 세계의 나는 나를 위한 요리를 할 때 단 70초도 사용하지 않는다”며 “‘흑백요리사 2’라는 가상 공간에서만큼은 70분 동안 남은 재료들로 정성스러운 한 끼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셰프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가려진 자영업자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담긴 그의 요리는 냉철한 심사위원 안성재를 비롯해 현장의 모든 이들에게 먹먹한 울림을 안겼다.

이번 ‘흑백요리사 2’는 어느 때보다 미슐랭 출신 파인다이닝 셰프들의 활약이 빛난 시즌이었다. 그러나 최강록의 마지막 요리를 통해 ‘그 모든 요리에 관한 화려한 기술 역시 결국은 음식으로 감동을 주기 위한 것일 뿐, 기술이 음식에 담긴 진심을 앞설 수 없다’는 요리의 본질을 되새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 | 넷플릭스(위)·SNS 캡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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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특별한 기술 없는 자영업자’라 낮췄던 그가 세계적인 수준의 셰프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결말은 대중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기대하는 ‘성장과 반전 서사’를 완벽히 충족시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마지막 회의 작가는 최강록이었다”, “최강록이 ‘흑백요리사’의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그가 사용한 재료와 마지막 요리에 담긴 의미를 파고드는 일종의 ‘증언’까지 이어지며 화제성이 폭발하는 인상이다. 한 시청자는 “최강록이 국물에 넣은 깨두부는 원래 차갑게 먹는 요리인데, 식당을 마감하고 안 팔린 깨두부를 빨리 먹기 위해 국물에 넣어 먹었던 것 같다”고 마지막 요리에 대한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듯 폭발적인 화제성과 별도로 다만 시즌3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이번 시즌은 방영 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각종 이슈로 자숙 중인 백종원을 심사위원으로 그대로 기용하며 거센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초반 방영분에서 발생한 편집 실수로 결승 후보가 사전에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특정 출연자에 대한 특혜 논란까지 더해지며 제작진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최강록의 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이것이 다음 시즌의 흥행 보증수표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작진에 대한 신뢰 회복 없이는 다음 시즌의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 제작진이 어떤 방식으로는 변화를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