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정우가 자신의 배우 인생을 바꾼 캐릭터 ‘짱구’와 함께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짱구’는 정우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2009년 개봉작 ‘바람’의 속편이다. ‘바람’이 짱구의 파란만장했던 고교 시절을 다뤘다면, 이번 영화는 배우의 꿈을 안고 상경한 20대 짱구의 뜨거운 생존기를 그린다.

정우는 ‘짱구’에서 주연은 물론 각본과 공동 연출까지 맡았다. 이를 통해 한때 ‘무명 배우’였던 자전적 경험을 녹여내기도 했다. 진짜 자신의 이야기인 만큼. 그는 이번 영화가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더욱 힘줘 말했다.

O“‘짱구’ 연출은 내 운명”

‘짱구’를 통한 연출 도전은 “운명적”이었다. 시나리오를 직접 썼고, 캐릭터의 성격이나 장면의 공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연출 도전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아 고사하기도 했지만, 눈앞의 작은 허들을 하나씩 넘다 보니 “결국 연출이라는 산까지” 넘게 됐다.

“연출을 해보니 ‘소통’이 가장 어렵더라고요. 연기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 제작사와 홍보사까지 고루 챙겨야 했죠. 연기만 했을 때보다 현장을 보는 눈이 훨씬 넓어진 것 같아요. 요. 공동 연출을 맡은 오성호 감독이 없었다면 못 했을 거예요. 디테일한 부분을 오 감독께서 잡아주셨죠.”

영화 속 ‘짱구’는 수많은 오디션 낙방과 실연을 겪으며 성장한다. 정우는 이를 찰리 채플린의 철학에 빗대어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었던 무명 시절의 ‘자화상’으로 그려냈다.

“힘든 시절이었지만, 긴장만 잔뜩해 엉망인 연기를 펼치는 제 모습이 남들이 보기에는 참 우스꽝스러웠을 거예요. 짱구가 ‘발 연기’를 하는 장면은 지금껏 연기하며 가장 어려웠어요. 발연기 연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죠.(웃음)”

영화 ‘짱구’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짱구’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O“기획 참여 아내 김유미, 고마워”

‘짱구’의 전작 ‘바람’은 개봉 당시 2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이후 IPTV 등 2차 판권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 ‘비공식 1000만 영화’까지 애칭을 얻었다. 정우는 속편이 나오기까지 17년이 걸린 배경을 묻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언급하며 “속편이 나오기까지 20년도 걸리지 않냐”고 웃어 보였다.

“‘바람’의 다음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늘 생각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관심을 가진 제작자들이 꾸준히 있었어요. 17년이나 걸렸지만, 한편으로 딱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르죠.”

그에게 이번 작품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지점은 아내 김유미와의 ‘협업’이다. 김유미가 기획자로 참여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

“연출과 연기까지 제가 맡으며 해야 할 일이 많았잖아요. 혹여 제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때 누군가 선뜻 말해주기 어려웠을 수도 있어요. 다행히 그 역할을 (김)유미 씨가 해줬죠. 유미 씨는 아내이자 선배 연기자이기도 하니까요. ”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