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저희 회사 산악회에서 ‘이번에는 치악산에 다녀오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제안이 별로 달갑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군에서 이등병 때 ‘팀 스피릿’훈련을 하면서 너무도 힘들게 올라갔던 기억이 있거든요. ‘팀 스피릿’ 훈련은 한·미 양국 군이 같이, 연합으로 군사훈련을 하는 건데, 해마다 하는 군사훈련입니다.
그 때, 무거운 군장에 또 무거운 탄통까지 매고 산에 오르려니, 어찌나 힘들고 고되던지요. 솔직히 산이라는 게 그냥 올라가도 힘들잖아요. 하지만 군대라는 곳이 제가 싫다고 안 할 수도 없고, 저는 그저 저보다 두 달 뒤에 들어온 후임병하고 교대로 탄통을 매고 치악산을 올랐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를 때는요, 미군들과 합동으로 하는 훈련이라길래 멋있겠다고 철없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그 상황에 부딪쳐 보니, 집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절로 나고, 빨리 이 순간이 끝났으면 좋겠다 싶고, 앞으로 치악산을 또 오르면 성을 간다고 할 정도로 호되게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치악산에 또 가자고 하니, 전 정말 싫었는데, 산악회 사람들 모두가 좋다면서 일이 착착 진행이 되는 겁니다.
저만 안 갈수도 없고, 어쩔 수없이 회원들과 함께 다녀오기로 했지요.
저희들은 새벽에 약속장소에서 만나 강원도 원주로 출발했는데요, 도착하니까 저 멀리 치악산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보이더라고요.
그런 설경을 보리라곤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넋을 놓고 그 아름다운 광경에 빠져 버렸습니다.
아무튼 입장료를 내고 치악산에 오르려고 하는데, 입구에 ‘등산화에 아이젠 착용 필수’라는 팻말이 있더라고요. 아마도 치악산에 눈이 많이 와 있어서 그랬는지, 눈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신는 ‘아이젠’을 등산화에 꼭 덧대어 신고 가라고 안내가 돼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안내대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비로봉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조금 올라가다보니 ‘내가 여길 왜 또 왔나’ 후회가 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일행들 보다 먼저 올라갔다 내려오시는 분들께서 저희들을 보시곤 조금만 가면 된다고, 힘과 용기를 주시더군요.
그 분들 말씀이 ‘아이고’ ‘아이고’ 두 번만 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침을 차에서 김밥으로 먹어서 그런지 허기가 지고 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에 초코바도 하나 꺼내 먹고, 그래도 지친다 싶을 땐 고드름을 따서 목도 축였습니다. 남들 하는 대로 고드름을 따서 먹는데, 그 어떤 아이스크림보다도 시원하고 맛있더라고요.
그렇게 2시간 반 만에 올라간 치악산 비로봉! 그 정상에 올랐을 때, 모두들 멋진 설경에 반해 탄성을 자아내고 사진 찍기 바빴습니다.
저도 정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가슴 속까지 후련해지는 게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내려오는 길에는 산행에서 빼먹으면 서운한, 막걸리도 한 잔씩 마시고, 과일에 오리고기까지 먹으며 힘든 산행을 위로 했는데요, 25년 전에 이곳에서 고참들에게 얼차려를 받았던 걸 생각하니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워낙 험난해서 우스갯소리로 ‘치가 떨리고, 악에 받치는, 산’. 그래서 치악산이라고 한다던데… 두 번 다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심어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주는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산에 갔다 오니까 이젠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네요.
전남 나주시 | 서영훈
왜냐면 군에서 이등병 때 ‘팀 스피릿’훈련을 하면서 너무도 힘들게 올라갔던 기억이 있거든요. ‘팀 스피릿’ 훈련은 한·미 양국 군이 같이, 연합으로 군사훈련을 하는 건데, 해마다 하는 군사훈련입니다.
그 때, 무거운 군장에 또 무거운 탄통까지 매고 산에 오르려니, 어찌나 힘들고 고되던지요. 솔직히 산이라는 게 그냥 올라가도 힘들잖아요. 하지만 군대라는 곳이 제가 싫다고 안 할 수도 없고, 저는 그저 저보다 두 달 뒤에 들어온 후임병하고 교대로 탄통을 매고 치악산을 올랐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를 때는요, 미군들과 합동으로 하는 훈련이라길래 멋있겠다고 철없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그 상황에 부딪쳐 보니, 집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절로 나고, 빨리 이 순간이 끝났으면 좋겠다 싶고, 앞으로 치악산을 또 오르면 성을 간다고 할 정도로 호되게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치악산에 또 가자고 하니, 전 정말 싫었는데, 산악회 사람들 모두가 좋다면서 일이 착착 진행이 되는 겁니다.
저만 안 갈수도 없고, 어쩔 수없이 회원들과 함께 다녀오기로 했지요.
저희들은 새벽에 약속장소에서 만나 강원도 원주로 출발했는데요, 도착하니까 저 멀리 치악산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보이더라고요.
그런 설경을 보리라곤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넋을 놓고 그 아름다운 광경에 빠져 버렸습니다.
아무튼 입장료를 내고 치악산에 오르려고 하는데, 입구에 ‘등산화에 아이젠 착용 필수’라는 팻말이 있더라고요. 아마도 치악산에 눈이 많이 와 있어서 그랬는지, 눈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신는 ‘아이젠’을 등산화에 꼭 덧대어 신고 가라고 안내가 돼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안내대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비로봉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조금 올라가다보니 ‘내가 여길 왜 또 왔나’ 후회가 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일행들 보다 먼저 올라갔다 내려오시는 분들께서 저희들을 보시곤 조금만 가면 된다고, 힘과 용기를 주시더군요.
그 분들 말씀이 ‘아이고’ ‘아이고’ 두 번만 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침을 차에서 김밥으로 먹어서 그런지 허기가 지고 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에 초코바도 하나 꺼내 먹고, 그래도 지친다 싶을 땐 고드름을 따서 목도 축였습니다. 남들 하는 대로 고드름을 따서 먹는데, 그 어떤 아이스크림보다도 시원하고 맛있더라고요.
그렇게 2시간 반 만에 올라간 치악산 비로봉! 그 정상에 올랐을 때, 모두들 멋진 설경에 반해 탄성을 자아내고 사진 찍기 바빴습니다.
저도 정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가슴 속까지 후련해지는 게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내려오는 길에는 산행에서 빼먹으면 서운한, 막걸리도 한 잔씩 마시고, 과일에 오리고기까지 먹으며 힘든 산행을 위로 했는데요, 25년 전에 이곳에서 고참들에게 얼차려를 받았던 걸 생각하니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워낙 험난해서 우스갯소리로 ‘치가 떨리고, 악에 받치는, 산’. 그래서 치악산이라고 한다던데… 두 번 다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심어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주는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산에 갔다 오니까 이젠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네요.
전남 나주시 | 서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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