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신서는 목민심서, 경세유표와 함께 다산 정약용을 말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책이다. 조선의 과학수사 지식을 집대성한 한국 법제사상 최초의 판례 연구서로 정약용의 천재성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이 책은 흠흠신서에 등장하는 36건의 살인사건을 선별하여 흥미진진한 해설과 함께 평역했다. 정조대왕이 직접 심리했던 사건의 구체적인 이야기와 진상을 밝히는 과정, 판결의 법률적 논리에 정약용의 의견이 얽히고설켜 한 권의 역사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