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찢어져” 헨리, 분명한 해명 없고 또 우는 소리만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2-06-03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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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논란’으로 시끄러운 헨리가 국내 방송 복귀를 알렸다.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플라이 투 더 댄스’(약칭 ‘플투댄’) 제작발표회. 이날 행사에는 리아킴, 아이키, 리정, 러브란, 하리무, 에이미, 헨리, 송광종 PD가 참석했다. 특히 헨리가 ‘친중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헨리는 “여러 이유(친중 논란)로 ‘플투댄’ 출연 결정은 쉽지 않았다. 나 때문에 프로그램에 피해가 갈까 걱정됐다. 이런 내게 송광종 PD님이 용기를 줬다. 그래서 출연할 수 있었다”며 “촬영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정말 ‘와우’라는 소리가 나올 만한 방송이다.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친중 논란에 대해서는 “몇 개월간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일단 욕설이나 안 좋은 말을 들었을 때 속상했지만,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을 향한 비난을 읽을 때, 들을 때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축복이라 생각해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내 음악과 무대를 통해 사람 성별, 국적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국가보다는 그런 노력을 봐줬으면 좋겠다. 이젠 그만 (비판·비난을) 멈춰 달라”고 했다.

시끄러운 논란에도 헨리의 손을 잡은 송광종 PD는 “해외에서 댄스 버스킹을 할 때 음악이 없어서는 안 되지 않나. 헨리는 몇 년간 ‘비긴 어게인’을 통해 제작진과 합을 맞춰왔고 음악과 춤을 사랑하는 적임자라 생각했다. 논란이 있기 전부터 섭외가 완료된 상태였다”며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할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프로그램 피해갈 거 같다’ 걱정할 때도 우리가 음악 좋아하고 음악하고, 춤을 하고 재미있게, 열심히 만들자에 집중하는 게 모든 오해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했다. 5년간 봤던 모습 중 제일 적극적이고 열심히 했던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헨리는 친중 논란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 오해와 자신 가족을 향한 비판과 비난에 견딜 수 없는 고통만을 언급했다. 제작진 역시 ‘오해에 대한 대응을 음악으로 풀어보겠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헨리 ‘친중 논란’은 단순한 오해 또는 왜곡된 해석이 빚어낸 걸까. 아니면 친중 성향이지만,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앞서 헨리는 중국 예능 ‘저취시가무 시즌4’에 그룹 슈퍼주니어에서 탈퇴한 한경과 출연했다. ‘저취시가무 시즌4’는 중국 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문제는 해당 프로그램이 한국 문화를 날조하는데 있다. 한복, 부채춤, 아리랑 등을 중국 전통 문화, 중국 내 지역 문화인 것처럼 소개한다. 동북공정 색채가 짙다.

그런데도 헨리를 포함,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연예인들은 이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친한 성향’이라면서 정작 한국 전통 문화가 날조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침묵할 뿐 어떠한 말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한, 헨리는 2018년 남중국해 영토 분쟁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사진을 올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중국 SNS 계정에 올라온 사진이라 헨리 자신이 해당 사진을 올렸는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연예인 계정에 올라오는 사진을 해당 연예인이 모르는 상태에서 게재되지 않는다. 따라서 계정주 헨리를 향한 논란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헨리는 오성홍기를 연상하게 하는 마스크를 착용해 질타받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으로 국내에서는 헨리를 향한 엇갈린 평가가 이어진다. 일부 팬은 헨리 논란에 대해 억측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다수 누리꾼은 헨리 행보에 비판적이다. 반중 정서가 높은데다 헨리가 보여준 태도가 문제다.

지난 3월 올린 입장문이 그 예다. 아무리 한국어가 서툴다지만 맞춤법 무시는 물론, 사과를 하겠다는 입장문에도 진정성은 없다. 항변에 가깝다.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헨리는 “먼저 내가 잘못한 거 있다면 죄송하고, 잘못한 행동이나 말도 다 죄송하다. 즐거움이나 감동, 웃음을 주려고 했던 사람인데, 요즘에는 그걸 못해 너무 마음 아프다”면서도 “진짜 마음 아픈 건 내 행동과 말 때문이 아니라 내 피(중국인 피) 때문이더라. 내 피가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헨리는 자신이 중국인(중국계 캐나다인)이라서 ‘반중 정서’에 입각해 자신 가족까지 비판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시쳇말로 ‘간을 보겠다’는 태도가 문제다.

분명 국내에서는 수차례 헨리를 향해 목소리를 냈다. 헨리 논란을 되짚어보면 한 두 차례가 아니다. 그런데도 명확한 해명이나 자신의 견해를 밝힌 적이 없다. 사과문도 마찬가지다. 사과는 하는데 무엇을 사과하는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자신의 혈통을 언급하며 자신이 중국계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비판받고 욕 먹고 있다고 억울하다는 주장이다.

분명 ‘친중 논란‘은 심각한데, 헨리의 태도는 애매하고 사과문은 형편없었다. 그런데도 헨리는 ‘플투댄’을 통해 국내 방송 복귀를 일방적으로 알렸다. 사실상 통보다. ‘방송 복귀하는데 비판·욕 좀 그만하라’고. 이 외침이 시청자와 대중에게 통할까. 이제 모든 판단은 시청자와 대중에게 달렸다. 그 평가 이후 헨리 국내 거취는 분명해질 전망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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