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덕희’로 호흡을 맞춘 배우 염혜란과 라미란(왼쪽부터)은 “현장에서 서로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쌍란자매’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시민덕희’서 뭉친 배우 라미란과 염혜란
“‘쌍란’ 자매로 영화계 주름잡고 싶다”
배우 라미란(48)과 염혜란(47)이 24일 개봉하는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제작 씨제스스튜디오)로 뭉쳤다. 자신들의 이름을 한자씩 따 “‘쌍란 자매’로서 영화계를 주름잡고 싶다”는 두 사람은 이번 영화를 통해 빛나는 케미스트리를 내뿜으며 흥행을 정조준한다. 각각 보이스피싱으로 전 재산을 날린 후 직접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잡기 위해 나서는 덕희와 그런 덕희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동료 봉림을 연기한다. 두 사람운 극중 캐릭터처럼 현장에서도 서로 가장 믿고 의지한 동료이자 친구였다. “현장에서 미란언니의 연기를 보는 것 자체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나도 제2의 라미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염혜란의 말에 라미란은 “(염혜란은)나와 비교할 수도 없는 좋은 배우다. 제2의 라미란이 아닌 제1의 염혜란이다”고 화답했다. “‘쌍란’ 자매로 영화계 주름잡고 싶다”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잡는 덕희 라미란
“3년전 촬영했지만 만족스러운 작품…꿈? 오래 살아남는 배우 되고 싶어요”
영화는 2020년 촬영을 시작했지만 감염증 확산 사태로 촬영이 늦어지고 개봉일도 변경된 끝에 마침내 극장에 걸리게 됐다. 라미란은 “가장 오래 기다린 영화지만 긴 기다림 만큼 만족스러운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촬영 이후 염혜란을 비롯해 염혜란의 동생을 연기한 안은진,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역을 맡은 이무생 등 ‘대세’가 된 출연진들의 인기에 기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웃었다.
“오히려 지금 개봉하는 게 더 잘된 일 같아요. 지금 우리 출연 배우들이 어디 가서 방귀 좀 뀌고 있는 배우들이 됐으니까 든든한 ‘빽’이 생긴 기분이라니까요!”
그사이 공명은 군 제대까지 마쳤다. 극중 공명은 고액의 아르바이트라고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게 된 평범한 대학생을 연기했다. 라미란은 대부분 전화 통화 장면으로 호흡을 맞춘 공명과 “폰팅(전화 미팅)하는 기분이었다”며 웃었다.
“(공)명이는 군대 가기 전에는 진짜 아기 같았어요. 우리가 막 달려들면 뒷걸음치고 부끄러워하며 수줍음도 많은 아이였죠. 그런데 군대 갔다 오더니 능글맞은 아저씨가 다 됐더라고요? 군대가 우리 아기를 아저씨로 만들었어요! 하하!”
1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시민덕희‘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라미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다만 영화에서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은 “다이어트에 실패한 자신”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 속 주인공의 마른 체형을 보고 다이어트를 하려 했지만 “장렬히 실패했다”고 돌이켰다.
“큰돈을 잃고 실의에 빠진 캐릭터인데 영화를 보니 소도 때려잡을 것 같은 몸이더라고요? 하하! 혹시나 그런 몸이 관객들의 몰입을 깰까 봐 걱정되긴 해요. 영화에서 주로 입고 나오는 세탁 공장 티셔츠가 유독 좀 더 살쪄 보이게 나온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단 몇 초 등장하는 단역에서부터 조연을 거쳐 원톱 영화를 이끄는 대표 배우가 된 라미란.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대중에게 잊혀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싫지는 않다. 두려움이 곧 그가 쉬지 않고 연기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지금 잘 되는 듯 보여도 대중에게 잊히는 건 금방이에요. 사실 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됐어요.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지금의 상황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싶어요. 언젠가 대중의 사랑이 떠나가게 됐을 때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말이에요.”
그런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오래 연기하는 것”이다. “나문희, 김해숙 선생님의 뒤를 따라 오래 오래 다양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되고, 쉬지 않고 연기해도 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 그러면서도 오래 살아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