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라미란이 영화 ‘시민덕희’로 돌아왔다. ‘라미란이 아니었으면’이라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덕희는 라미란 그 자체였다.
라미란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시민덕희’ 개봉 전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미란은 ‘시민덕희’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이자 강인한 엄마 ‘덕희’ 역으로 돌아온다. 전화 한 통에 전 재산을 잃은 인물.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뒤 오갈 곳 없이 두 아이를 위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캐릭터로 전 재산을 잃은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강한 엄마의 모습을 예고한다.
라미란은 ‘시민덕희’ 공개 소감을 묻자 “정말 기대를 많이 안 하신건지, 뭔가 생각과 달랐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코미디 영화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게가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 색다른 매력에 그렇게 봐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운을 뗐다.
또 “이 작품 처음 시작할 때도 덕희라는 인물이 되게 마음에 들었고, 존경스러웠다. 실화라고 하는 지점에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가공의 인물이었다면 더 갈 수도 있었겠지만, 실화가 가진 힘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너무 하고 싶었다. 오래 기다려서 더 반가웠다. 드디어 이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에 좋았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사전에 시사를 작게 했는데, 그때 본 것과 극장에서 완성된 걸 보는 게 다르더라”라고 덧붙이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라미란은 자신이 연기한 ‘덕희’라는 캐릭터에 대해 “스스로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고 있던 사람이었다. 덕희를 만나면서 내가 덕희의 상황에 놓였다면, 덕희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니 나는 ‘비겁자’더라. 나는 뺏기고 울고 좌절하고, 제보를 받아도 경찰에게 넘기고 해결을 기다렸을 것 같다. 이렇게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덕희가 존경스럽고 멋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시민덕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 실제 사건의 주인공인 김성자 씨와 촬영 전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촬영할 때는 안 뵀고, 시사회 때 오셔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나 당당하시고 멋있었다. ‘그때 너무 억울했어요’라고 하시더라. 같이 사진도 찍었다. 물론 실화이기는 하지만 다큐가 아니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모티브로 삼고, 이 작품을 별개로 생각하고 촬영을 했다”라고 답했다.
‘시민덕희’의 박영주 감독은 라미란을 염두에 두고 ‘시민덕희’를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라미란은 덕희와 자신의 싱크로율과 관련해 “어딘가 내 안에 있는 모습 중 하나일 것 같다. 여러 인물을 연기하지만 고만고만한 이유가, 내 껍데기에서 나와서 표현하는 거기 때문에 라미란을 배제할 수 없다. 완전 탈바꿈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있는 여러 감성 중에 강인함을 좀 끄집어내봤다”라며 “실제로 나는 강인하지 않은데 덕희는 강하더라. 내가 아니었으면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 배우가 하면 더 잘 어울리겠다’란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덕희는 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앞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시민덕희’ 촬영 전 다이어트에 실패했다고 밝혔던 라미란은 “진짜로 실패했다. 그때 당시 김성자 씨가 말랐더라. 그때는 지쳤고, 힘든 과정을 겪어서 말랐고 날카로워 보였다. 외형적인 것은 맞출 필요가 없지만, 그냥 덕희가 이렇게 풍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안 되더라. 냉정해져야 하는데, 근데 어느 순간은 ‘안 되겠다. 이대로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고 갔다. 나도 굉장히 거슬렸다. 그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뱃살이 안 보이게 연기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보이더라. 실패했다”라고 전했다.
‘시민덕희’에서 이무생과의 액션 장면도 소화해야 했던 라미란은 촬영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디테일하게 몇 대 때리겠다는 이야기는 안했다. 그래서 무생 배우가 하는 대로 맞춰야 했는데, 너무 많이 때려서 목이 꺾일 뻔했다. 영화에서는 많이 걷어냈다. 삼분의 이를 덜어냈다. 워낙 잘 때리고 잘 맞았다”라고 말하면서, 이무생이 최근 ‘마에스트라’를 통해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것과 관련해 “맨날 올 때마다 ‘이영애 언니는 어때?’라고 놀렸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무생 외에도 공명, 안은진, 염혜란 등 ‘시민덕희’ 촬영 이후 활발히 활동한 배우들의 활약에 대해 라미란은 “(배우들이) 촬영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어벤져스가 서있는 느낌이다. 촬영 당시에는 은진이는 영화가 처음인 뽀시래기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강아지에서 개가 됐다. 이무생도 이무생로랑으로 승격했다. 다들 너무 별탈 없이 그 자리에서 쑥쑥 자라줬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김성자 씨가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기 위해 용기를 낸 것과 같이, 라미란이 용기를 냈던 순간은 어떤 순간이 있었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 라미란은 “매 작품 할 때마다 용기를 낸다. 늘 어떤 작품을 만나도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고민한다. 그냥 비우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현장에 가서 그냥 있는 거다. 할 때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야 한다. 자기 암시도 하고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한 번도 만만했던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시민덕희’에서 주연으로 나선 라미란은 주, 조연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지금도 닫지 않고 열려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서 대본을 안 주시는 경우도 많더라. 역할이 작아서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더라. 주인공이고 양의 차이를 떠나서,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언제부터 주인공을 했다고, 그런 게 어딨겠나. 필요한 적재적소에 쓰이면 그게 좋은 거다. 나도 오래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단역이어도 작품에 참여할 수 있으면 하는 거다”라며 “김혜자 선생님처럼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변신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안일하게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베이스를 가지고 이리저리 쓴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50대가 되면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다른 이미지도 가져보고 싶다. 다이어트도 하고 다른 분위기도 갖고 싶다. 다른 역할도 소화할 수 있게 운동이라도 하고”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의 목표가 다이어트라고 덧붙인 라미란은 “원하는 분위기를 내려면 15kg 정도를 빼야 한다. 그 정도를 빼야 정상인처럼 되지 않을까. 다른 느낌을 내고 싶은데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며, 오는 24일 개봉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라미란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시민덕희’ 개봉 전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미란은 ‘시민덕희’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이자 강인한 엄마 ‘덕희’ 역으로 돌아온다. 전화 한 통에 전 재산을 잃은 인물.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뒤 오갈 곳 없이 두 아이를 위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캐릭터로 전 재산을 잃은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강한 엄마의 모습을 예고한다.
라미란은 ‘시민덕희’ 공개 소감을 묻자 “정말 기대를 많이 안 하신건지, 뭔가 생각과 달랐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코미디 영화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게가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 색다른 매력에 그렇게 봐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운을 뗐다.
또 “이 작품 처음 시작할 때도 덕희라는 인물이 되게 마음에 들었고, 존경스러웠다. 실화라고 하는 지점에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가공의 인물이었다면 더 갈 수도 있었겠지만, 실화가 가진 힘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너무 하고 싶었다. 오래 기다려서 더 반가웠다. 드디어 이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에 좋았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사전에 시사를 작게 했는데, 그때 본 것과 극장에서 완성된 걸 보는 게 다르더라”라고 덧붙이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라미란은 자신이 연기한 ‘덕희’라는 캐릭터에 대해 “스스로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고 있던 사람이었다. 덕희를 만나면서 내가 덕희의 상황에 놓였다면, 덕희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니 나는 ‘비겁자’더라. 나는 뺏기고 울고 좌절하고, 제보를 받아도 경찰에게 넘기고 해결을 기다렸을 것 같다. 이렇게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덕희가 존경스럽고 멋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시민덕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 실제 사건의 주인공인 김성자 씨와 촬영 전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촬영할 때는 안 뵀고, 시사회 때 오셔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나 당당하시고 멋있었다. ‘그때 너무 억울했어요’라고 하시더라. 같이 사진도 찍었다. 물론 실화이기는 하지만 다큐가 아니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모티브로 삼고, 이 작품을 별개로 생각하고 촬영을 했다”라고 답했다.
‘시민덕희’의 박영주 감독은 라미란을 염두에 두고 ‘시민덕희’를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라미란은 덕희와 자신의 싱크로율과 관련해 “어딘가 내 안에 있는 모습 중 하나일 것 같다. 여러 인물을 연기하지만 고만고만한 이유가, 내 껍데기에서 나와서 표현하는 거기 때문에 라미란을 배제할 수 없다. 완전 탈바꿈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있는 여러 감성 중에 강인함을 좀 끄집어내봤다”라며 “실제로 나는 강인하지 않은데 덕희는 강하더라. 내가 아니었으면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 배우가 하면 더 잘 어울리겠다’란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덕희는 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앞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시민덕희’ 촬영 전 다이어트에 실패했다고 밝혔던 라미란은 “진짜로 실패했다. 그때 당시 김성자 씨가 말랐더라. 그때는 지쳤고, 힘든 과정을 겪어서 말랐고 날카로워 보였다. 외형적인 것은 맞출 필요가 없지만, 그냥 덕희가 이렇게 풍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안 되더라. 냉정해져야 하는데, 근데 어느 순간은 ‘안 되겠다. 이대로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고 갔다. 나도 굉장히 거슬렸다. 그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뱃살이 안 보이게 연기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보이더라. 실패했다”라고 전했다.
‘시민덕희’에서 이무생과의 액션 장면도 소화해야 했던 라미란은 촬영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디테일하게 몇 대 때리겠다는 이야기는 안했다. 그래서 무생 배우가 하는 대로 맞춰야 했는데, 너무 많이 때려서 목이 꺾일 뻔했다. 영화에서는 많이 걷어냈다. 삼분의 이를 덜어냈다. 워낙 잘 때리고 잘 맞았다”라고 말하면서, 이무생이 최근 ‘마에스트라’를 통해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것과 관련해 “맨날 올 때마다 ‘이영애 언니는 어때?’라고 놀렸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무생 외에도 공명, 안은진, 염혜란 등 ‘시민덕희’ 촬영 이후 활발히 활동한 배우들의 활약에 대해 라미란은 “(배우들이) 촬영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어벤져스가 서있는 느낌이다. 촬영 당시에는 은진이는 영화가 처음인 뽀시래기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강아지에서 개가 됐다. 이무생도 이무생로랑으로 승격했다. 다들 너무 별탈 없이 그 자리에서 쑥쑥 자라줬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김성자 씨가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기 위해 용기를 낸 것과 같이, 라미란이 용기를 냈던 순간은 어떤 순간이 있었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 라미란은 “매 작품 할 때마다 용기를 낸다. 늘 어떤 작품을 만나도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고민한다. 그냥 비우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현장에 가서 그냥 있는 거다. 할 때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야 한다. 자기 암시도 하고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한 번도 만만했던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시민덕희’에서 주연으로 나선 라미란은 주, 조연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지금도 닫지 않고 열려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서 대본을 안 주시는 경우도 많더라. 역할이 작아서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더라. 주인공이고 양의 차이를 떠나서,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언제부터 주인공을 했다고, 그런 게 어딨겠나. 필요한 적재적소에 쓰이면 그게 좋은 거다. 나도 오래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단역이어도 작품에 참여할 수 있으면 하는 거다”라며 “김혜자 선생님처럼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변신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안일하게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베이스를 가지고 이리저리 쓴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50대가 되면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다른 이미지도 가져보고 싶다. 다이어트도 하고 다른 분위기도 갖고 싶다. 다른 역할도 소화할 수 있게 운동이라도 하고”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의 목표가 다이어트라고 덧붙인 라미란은 “원하는 분위기를 내려면 15kg 정도를 빼야 한다. 그 정도를 빼야 정상인처럼 되지 않을까. 다른 느낌을 내고 싶은데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며, 오는 24일 개봉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