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훈 “실제 성격=선비 같다고, 더럽혀져야 한다고” [DA:인터뷰②]

입력 2024-05-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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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훈 “실제 성격=선비 같다고, 더럽혀져야 한다고” [DA:인터뷰②]

배우 윤종훈이 악역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느낀 한계를 고백했다.

윤종훈은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금토 드라마 ‘7인의 부활’ 종영 인터뷰에서 “작품에서 욕하고 못되게 하는 연기가 스스로 어색해서 고민이었다. 나는 못되게 했는데 사람들이 ‘종훈이가 착해가지고’라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내가 연기를 못하고 있구나 싶더라. 나중에는 될 대로 되라고 하니까 오히려 잘 풀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원칙과 사회적인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원래 성격도 그렇고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X선비’ 같다면서 ‘좀 더럽혀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대외적으로는 내가 지킬 것을 지키지만 집에서만큼은 화가 나면 욕도 하고 표출을 해야겠다 싶더라. 친한 지인들이거나 믿을 만한 사람과 있을 때 욕도 해봤다. 그런데 나아지는 건 없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건 감정 쓰레기를 폭발하는 것일 뿐 표출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없으니까. 화를 낸다고 일이 나아진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나아질 것도 아니고, 누구의 책임을 묻는 것도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악역을 연기하면서 일말의 카타르시스도 없었다고. 윤종훈은 “나를 잊는 느낌이 가장 크게 들었다. (조)윤희 누나가 제작발표회 때 ‘악역을 하면 좋을 줄 알았는데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나도 그 말이 이해가 됐다”고도 말했다.

‘7인의 탈출’과 ‘7인의 부활’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못생겼나’ 생각했다며 망언(?)을 내뱉은 윤종훈. 그는 “왜 이렇게 못 났지 싶더라. 연기도 얼굴도 별로인 것 같았다”며 “내 상태가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셀프 디스 했다. 기자가 “40대에도 최강 동안 비주얼을 자랑하지 않냐”고 따졌지만(?) 윤종훈은 “요즘 다들 어려보이는 것 같다”면서 “김광석 님의 ‘서른 즈음에’ 노래가 지금의 마흔 즈음의 감성인 것 같다. 나도 40대에 막 진입해서 배우고 있는 중이다. 생각은 아직 10대인데 마흔 넘으니까 점잖아야 할 것 같고 행동도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혼동이 오고 있는 느낌이다. 이상하다”고 고백했다.

나름의 ‘마흔 맞이’로 버킷리스트 실현에도 나섰다고. 혼자 여행도, 해외도 가본 적 없다는 윤종훈은 ‘7인의 부활’ 촬영을 마친 후 처음으로 혼자 한 달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제주도 올레길, 일본 삿포로, 필리핀의 세부와 보홀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윤종훈. 감성 가득한 후기를 예상했지만 그는 “역시나 기대는 기대일 뿐 아무 감흥 없더라. 좋을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고 ‘팩트 폭격’ 수준의 후기를 들려줬다. 그는 “수평선을 보면서 세 시간 ‘멍 때리기’를 했더니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지금도 회복 중”이라고.

그러면서 “배우로서 지금이 제일 격동의 시기인 것 같다. 배우로서 잘 가느냐 그만하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윤종훈은 “2~30대에는 조금 더 갈 수 있는 느낌이었는데 40대로 넘어오면서 역할에 한계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주인공도 2~30대고 요즘에는 1~20대 로맨스 대본을 제일 선호한다고 하더라”면서 “40대 배우로서 어떤 길을 갈 것인지 고민이다. 잘 안된다면 여기까지일 수도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꿈은 걱정 없이 사는 것이고 목표는 한 작품을 책임질 수 있는 무게감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지난 18일 종영한 드라마 ‘7인의 부활’은 지난해 방송된 ‘7인의 탈출’의 시즌2로 리셋된 복수의 판, 다시 태어난 7인의 처절하고도 강력한 공조를 그린 작품. 윤종훈은 시즌1에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등 악행을 주도하는 이기적인 빌런이었다가 시즌2에서 죽음의 문턱을 넘고 ‘갱생 엔딩’을 맞는 양진모를 열연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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