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생활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른 배우 류준열은 “초심을 되찾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천천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 파격 변신
환승연애 이어 ‘그린워싱’ 비난
오롯이 감당하며 초심 찾을 것
이번 작품 더 솔직해지려 노력
배우 류준열(38)과 천우희(37)에게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에이트 쇼’는 각기 다른 의미로 “특별”했다. 드라마는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의문의 쇼에 참가하는 이야기로 어느 때보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자신의 연애사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류준열은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내가 놓치고 간 게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됐고, 천우희도 “처음으로 계획이 아닌 본능에 의지해 연기하며 새로운 나를 찾았다”고 말했다. 환승연애 이어 ‘그린워싱’ 비난
오롯이 감당하며 초심 찾을 것
이번 작품 더 솔직해지려 노력
류준열은 “아직도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며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앞서 3월 배우 한소희와의 열애 및 결별 등으로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 7년간 교제했던 배우 이혜리와 지난해 11월 결별했던 것과 맞물려 ‘환승연애’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한소희와 혜리는 각자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지만, 그는 끝까지 침묵을 유지하면서 온갖 비난과 오해를 받았다.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류준열은 “사실 그때 침묵하는 게 최선이었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다”고 말했다.
“제 사생활로 인한 비판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생각해요. 아픔이나 속마음을 말한다고 해서 (상황이)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을 더했다가 괜한 추측이나 루머를 만들 수 있잖아요. 다만 이번 일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데뷔 시절과 사뭇 달라진 저의 모습을 보고 배신감을 느낀 사람들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어요. 그런 반응을 다 찾아보면서 내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됐어요.”
비슷한 시기 사생활 논란은 엉뚱하게도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논란으로 튀면서 남몰래 말 못 할 마음고생도 겪었다. 평소 그린피스 홍보대사로 활동해 온 그가 환경파괴 주범으로 꼽히는 골프를 즐긴다는 사실이 일부 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류준열은 “모든 건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생각해 보면 대중과 팬이 제게 기대하는 이미지를 계속 가져가고 싶다는 욕심이 과해지고, 그러면서 거기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것 같아요. 진심이 중요한 건데, ‘보이는 것’에 너무 집중했던 거죠. 이제는 행동과 말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부디 제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천천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준비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지만, 드라마는 23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세계 많이 본 TV쇼’ 2위에 오르는 등 순항 중이다.
그는 극중 고립된 공간에서 살아남으려는 8명 참가자들의 고군분투가 “식욕과 성욕, 수면욕 등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들과 직결돼 해외 시청자들도 공감할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들로부터 ‘여기에서 드라마 반응 좋다’는 연락을 몇 통이나 받았다”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팬티 차림으로 페트병에 소변을 누거나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장면을 찍으면서는 ‘망가졌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캐릭터들이 감시카메라(CCTV)라는 매개로 관찰되는 이야기인 만큼 어느 때보다 꾸미지 않은 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솔직해지려 노력했죠. 무엇보다 또래인 ‘8층’ 천우희 씨, ‘7층’ 박정민 씨가 제게는 없는 부분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어서 함께 연기하며 자극도 받고, 많이 배웠어요.”
일련의 사건들을 거친 이제는 “이미지에 집착하지 않고 배우로서 관객과 시청자에 가깝게 다가가는 방법”을 새롭게 찾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더 에이트 쇼’를 만나서 느낀 것이 있어요. 9년 전 데뷔한 후 계속 활동하면서 이것저것을 많이 알게 된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어요. 더 고민하고, 많이 생각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걸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