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올레길] 고령층 호흡기 위협, RSV 예방접종 필요성 커져

부천 성모혜민내과 류성우 원장. 사진제공｜성모혜민내과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영유아에게 흔한 감염병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중요한 건강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감염이 단순히 기침이나 콧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고령층에서는 폐렴이나 호흡곤란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RSV는 호흡기 분비물이나 손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초기에는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해진 고령층은 바이러스가 하부 기도로 침투할 위험이 크며, 심장질환이나 만성폐질환이 있는 경우 기존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RSV는 단순한 호흡기 감염이 아닌 고령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예방을 위해 최근 성인용 RSV 백신인 아렉스비가 도입됐다. 백신은 감염 자체를 완벽히 차단하기보다는 중증 진행과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은 작은 증상도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접종을 통해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접종은 독감 예방주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존 질환 유무에 따라 접종 적합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만성폐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RSV 감염 시 더 큰 부담을 겪을 수 있어 예방적 관리가 중요하다.

예방접종만으로 모든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준수 같은 생활 습관이 RSV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식사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성인 RSV 감염은 과거에는 단순한 감기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진단 기술의 발달로 확인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RSV는 개인적 질환을 넘어 사회적 보건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60세 이후 성인이라면 RSV 예방접종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가족과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부천 성모혜민내과 류성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