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건반에 스며든다, 김수연 예술의전당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김수연 스테이지원 제공

피아니스트 김수연이 프랑스 음악으로 겨울 밤을 수놓는다.
12월 9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김수연 피아노 리사이틀 – Échos Français(프랑스의 메아리)’는 프랑스를 바라본 여러 작곡가들의 시선과 색채를 한 무대에 펼치는 공연이다.

이번 무대는 바로크부터 근대까지 프랑스 음악의 흐름을 짚어가는 구성이다. 쿠프랭의 섬세한 감정선, 바흐의 프랑스적 춤곡, 풀랑의 재치, 리스트의 철학적 서정, 그리고 드뷔시의 몽환적 세계가 차례로 이어진다. 김수연은 “오감을 동원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며, 자신이 오랫동안 탐구해온 프랑스 피아니즘의 정수를 관객과 나누겠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중 리스트의 ‘오베르망의 골짜기’는 이번 공연의 정점이다. 세낭쿠르의 소설 ‘오베르망’을 모티프로 한 이 곡은 내면의 방황과 깨달음을 그리며, 긴 호흡 속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다. 김수연은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의 울림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수연은 2021년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몬트리올 심포니, 로열 필하모닉, 파리 챔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고, 엘프 필하모니, 라 스칼라 극장, 비엔나 콘체르트하우스 등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했다.

그의 첫 앨범 ‘Mozart Recital’은 스타인웨이 & 선즈 레이블로 발매돼 BBC 매거진, 그라모폰, 디아파송 등에서 최고 평점을 받았다. 특히 그라모폰은 “호로비츠를 연상케 하는 우아한 아다지오”라 평했다.

현재 김수연은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에서 프랑스 피아니즘의 거장 에릭 르 사쥬 교수에게 사사 중이며, 브렌델·쉬프·피레스 등 거장들의 마스터클래스에서 예술적 영감을 쌓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