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금메달’ 제2의 커리어 시작된 백승호, 유럽 향한 날갯짓 시작됐다!

입력 2023-10-12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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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백승호(26·전북 현대)에게 선수인생의 제2막이 열렸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백승호는 차원이 다른 실력으로 우승을 견인했다.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환상적 프리킥 골로 범상치 않은 컨디션을 암시했고, 바레인과 3차전에서도 호쾌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16강전에선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침착한 페널티킥 득점으로 대승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실력만큼 그의 리더십이 주목받았다. 백승호는 매 경기 팀이 집중력을 잃지 않게 사기를 북돋았고, 전술지시까지 하며 피치 위의 감독 역할을 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대회기간 내내 동료들과 전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리더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백승호지만, 그동안 굴곡진 커리어를 밟아왔다. 유년 시절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로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자리를 잡지 못해 커리어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지로나~페랄라다(이상 스페인)~다름슈타트(독일)를 거치며 유럽 도전기를 이어갔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진 못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결국 백승호는 2021년 국내 복귀를 타진했고,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출전시간 보장, 병역 등 현실적 문제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고 현재에 집중했다. 전북에서 첫 시즌부터 리그 33경기에 나서며 중원의 핵으로 자리 잡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 지휘 아래 2022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해 브라질과 16강전의 통쾌한 중거리슛 골로 존재감을 알렸다. 올해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마지막 기회’일 수 있기에 항저우아시안게임은 더욱 간절했다. 백승호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하차한 아픔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기준 연령 초과 선수)로 선발돼 항저우에서 2번째 기회를 잡았다. 대회를 앞두고 그는 “기회가 또 주어질까 싶었는데 정말 뜻밖에도 찾아왔다.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한다”며 간절한 의지를 전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백승호는 펑펑 울었다. 와일드카드와 주장이라는 부담을 한 번에 쏟아내는 카타르시스이자, 자신의 커리어에 변곡점을 만들었다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유럽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유럽에서 뛰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라 밝힌 그는 이제 더 큰 무대에서 못다 이룬 꿈을 펼치려고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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