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우리카드 마테이, 기대치 높인 다음 스텝 [현장 리뷰]

입력 2023-10-15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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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서울 우리카드와 대전 삼성화재의 남자부 경기가 열렸다. 우리카드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후 마테이가 환호하고 있다. 장충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서울 우리카드와 대전 삼성화재의 남자부 경기가 열렸다. 우리카드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후 마테이가 환호하고 있다. 장충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리카드 마테이 콕(슬로베니아·등록명 마테이)은 새 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활약할 외국인선수들 중 유일한 신입생이다. 나머지 6개 구단은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하거나 V리그 경험자들을 선택했으나,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뜻밖에도 트라이아웃에서 새 얼굴을 뽑았다. 외국인 공격수의 비중이 높은 V리그에서 아시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팀에 긍정의 긴장을 불어넣기 위한 변화에 항상 목말랐던 신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고, 새 시즌 좀더 높은 곳을 꿈꾸는 우리카드의 결정은 옳았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모두 뛸 수 있는 슬로베니아대표팀 공격수는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V리그 데뷔전에서 펄펄 날며 자신에게 붙은 물음표를 스스로 지웠다.

마테이는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9득점(공격성공률 67.47%)을 몰아치며 세트스코어 3-1(25-17 25-19 18-25 25-19)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카드의 홈 개막전 승리다.

반면 김상우 감독의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들이 조금 기대에 못 미쳤다. 공격성공률 51.43%의 요스바니가 19득점에 그친 가운데,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프로 경험이 없는 아시아쿼터(에디·16점)까지 주전으로 투입했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반드시 따라가야 할 타이밍을 놓쳤고, 결정적 순간마다 범실(25회·우리카드 18회)이 반복됐다.

유럽에선 대부분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하다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V리그 데뷔전을 맞은 마테이는 1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다양한 루트의 공격으로 점수를 적립하던 그는 16-12로 상대가 추격해오던 시점에 날카로운 후위공격으로 흐름을 되찾아왔다. 2세트에도 활발한 오픈공격과 과감한 움직임을 통해 8점을 따내며 우리카드가 승기를 잡는 데 앞장섰다.

1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서울 우리카드와 대전 삼성화재의 남자부 경기가 열렸다. 우리카드 마테이가 삼성화재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장충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서울 우리카드와 대전 삼성화재의 남자부 경기가 열렸다. 우리카드 마테이가 삼성화재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장충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세트는 조금 위기였다. 갑자기 실수가 늘어났다. 최대한 빨리 볼을 처리해야 할 상황에서 동작을 크게 해 상대에게 수를 읽히는 등의 미스가 종종 나왔다. 3세트에만 마테이는 4개의 범실로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4세트에 리듬을 되찾았다. 백어택~블로킹~서브 득점을 한 번씩 성공하는 등 특유의 날카로운 플레이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4-5로 뒤졌을 때는 가로막기, 5-6에선 오픈공격, 6-6에선 스파이크서브를 터트렸다.

마테이는 경기 후 “이보다 더 나은 출발이 있나 싶다. V리그는 굉장히 공격적이다. 많은 파워와 점프도 요구된다. 이제 시작이다. 차분히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유럽에선 한 경기 이기고 잠들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활짝 웃었다.

신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늘 성실하다. 훈련부터 많은 지시를 하지만 수행능력이 좋고 잘 따라주고 있다. 오늘 경기는 나오지 않아야 할 실책이 있었는데, 이를 잘 잡아주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충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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