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선수위원 선거에 도전한 박인비가 2024파리올림픽 현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파리 | 뉴시스
‘골프여제’ 박인비(36·KB금융그룹)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입성에 실패했다.
IOC는 8일(한국시간) 팔레데콩그레에 마련된 2024파리올림픽 미디어센터(MPC)에서 IOC 선수위원 선거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육상선수 앨리슨 펠릭스, 독일 체조선수 킴 부이, 호주 카누선수 제시카 폭스, 뉴질랜드 테니스선수 마르쿠스 다니엘이 당선된 가운데 박인비는 호명되지 않았다.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은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권익 신장에 앞장서는 역할로, 일반 IOC 위원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특히 IOC 선수위원은 동료 올림피언들의 투표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훨씬 가치가 크다.
이번 선거는 선수 1명이 서로 종목이 다른 후보 4명을 선택하는 형태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6일 오후 9시까지 대회 올림픽빌리지에서 진행됐다. 박인비는 지난달 22일 파리 현지에 도착해 각 경기장과 선수촌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원하는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한국스포츠에도 아쉬운 결과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당시 선거에서 당선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의 임기가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만료되는데, 박인비의 낙선으로 한국의 IOC 위원은 현직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만 남게 됐다.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선거전도 치열했다. 박인비를 포함해 15개 종목의 선수 29명이 출마했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마다 최대 쿼터가 1명이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통산 21승을 올린 최고의 여자골퍼다. 지난해 사격 레전드 진종오(현 국회의원), 여자배구 김연경(흥국생명) 등과 경쟁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둘째 임신 7개월차임에도 박인비는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익숙한 골프장은 물론 올림픽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구촌 동료 선수들의 마음을 잡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