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인수 포기…카카오와 플랫폼 협업

입력 2023-03-1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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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놓고 한달 이상 끌어온 ‘치킨 게임’ 끝났다

“주주 가치 부정적 영향 중단 결정”
경영권 카카오에 주고 전격 합의

카카오는 주당 15만원 매수 진행
“현 경영진의 비전 중심으로 성장”
케이팝 대표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전쟁’이 막을 내린다. 두 회사는 12일 SM 인수를 위한 경쟁을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하이브가 카카오에 SM의 경영권을 내주는 대신 플랫폼 협업을 하기로 하면서 한 달 넘겨 이어온 ‘치킨게임’이 끝나게 됐다.


●하이브, SM 인수 포기 왜?…부담감과 피로감↑

하이브는 이날 “카카오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결정한 배경으로는 카카오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하면서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SM 주식을 12만 원에 공개 매수하려고 했지만 이를 넘어서면서 실패했다. 이에 ‘수세에 몰린’ 카카오가 7일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공개매수 형태로 SM 지분 39.9%를 확보하겠다고 ‘쩐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SM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인 15만 원을 넘어 16만 원까지 오르는 등 과열양상을 보였다.

하이브가 2차 공개 매수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조 단위의 지분 전쟁으로 치달으면서 하이브와 카카오 어느 쪽이 승기를 잡든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며 결국 양측은 합의하기로 했다. 이번 제안은 카카오가 하이브 측에 대화를 제안하면서 합의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SM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하이브는 “카카오와 플랫폼 관련 협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정확한 협업 내용을 답변 드리기 어렵다”며 “실질적인 협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31일 예정된 SM 정기 주주총회에서 앞서 공개한 사내이사 후보들이 사퇴하고, 사외이사 후보와 관련해서는 카카오와 협의 중이다.

특히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사들인 지분 14.8%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경영권 가진’ 카카오…글로벌 연예사업 확장

반면 경영권을 가진 카카오는 26일까지 예정된 주당 15만 원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SM의 아티스트·팬덤 지적재산(IP)과 시너지를 통해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연예 사업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SM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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