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서 눈도장’ 노시환-변우혁, 진정한 라이벌로 거듭나는 내야 유망주들

입력 2023-03-28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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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시환(왼쪽), KIA 변우혁. 스포츠동아DB

한 울타리에서 벗어난 두 유망주가 ‘진정한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23)과 KIA 타이거즈 내야수 변우혁(23)은 KBO리그에서 2000년대생 유망주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주역들이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노시환은 2차 1라운드 3순위, 변우혁은 1차지명으로 나란히 한화에 입단했다. 당시 둘 다 내야 특급 유망주이자 ‘예비거포’로 크게 주목받았다. 3루수는 물론 1루수까지 맡을 수 있는 데다, 일발장타력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한화를 넘어 한국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올해로 프로 5년차를 맞은 가운데 그동안 둘이 걸어온 길은 사뭇 엇갈렸다. 경남고 출신 노시환은 한화에서 꾸준히 3루수로 출전 기회를 얻으며 2년 연속(2020~2021년) 두 자릿수 홈런까지 쳐냈다. 지난해에는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인 122안타(타율 0.281)를 뽑아내며 유망주를 넘어 팀의 핵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천안북일고 출신 변우혁은 2019년 29경기에서 타율 0.226, 1홈런, 2타점의 성적을 남긴 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전역 후 복귀한 지난해 21경기에서도 타율 0.262(61타수 16안타), 3홈런, 8타점에 그쳤다. 2023시즌에 앞서서는 투수 한승혁과 트레이드를 통해 호랑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특급 내야 유망주들이 이제는 서로 다른 둥지에서 라이벌 경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맹타는 둘의 2023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하다. 한화의 주축선수로 성장한 노시환은 다시금 천재성을 드러냈다. 부상 여파로 2022시즌(115경기·타율 0.281·6홈런·59타점) 장타력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선 타율 0.471(34타수 16안타), 5홈런, 8타점, 10득점의 호성적을 거뒀다. 삼성 이성규와 함께 시범경기 홈런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변우혁도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13경기에서 타율 0.278(36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노시환에 비해선 폭발력이 부족했지만, 이적 후 첫 실전무대에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3루수가 아닌 1루수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인 것 또한 긍정적 요소다.

한솥밥을 먹는 동료로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둘이 어느새 서로 다른 팀에서 진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시범경기를 통해 성공적으로 예열을 마친 동갑 친구들이 정규시즌으로도 그 기세를 이어간다면 KBO리그 또한 새로운 라이벌 스토리의 추가로 한층 풍성해질 수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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