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청 전경. 사진제공 ㅣ 경북도

경상북도청 전경. 사진제공 ㅣ 경북도




전용 앱·AI 음성전화·실시간 상황판 도입
5월까지 시범지역 구축 완료, 여름철 자연재난 선제 대응
경상북도가 극한호우를 비롯한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도민의 생명을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은 2023년 7월 경북 북부지역 집중호우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후, 경북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주민 대피 지원 제도다.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마을순찰대’를 중심으로, 재난 징후가 포착되면 주민들을 사전에 대피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 제도는 현장 밀착형 재난 대응 모델로 주목받으며 전국 확산의 계기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을 최우수 사례로 인정하고, 경북의 ‘마을순찰대’를 ‘주민대피지원단’으로 명명해 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2년간 마을순찰대를 중심으로 주민 대피시스템을 선도적으로 운영해오면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제기된 불편과 애로사항을 반영해 이번 고도화 사업을 마련했다. 복잡한 기술이나 절차 없이도 위급한 순간 주민 대피를 더 빠르게 진행하고, 대피 상황을 누구나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긴급 상황 발생 시 주민 대피 전파 체계를 한층 빠르고 정교하게 개선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기존에는 마을순찰대나 관계자들이 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대피를 안내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앱 푸시 알림과 문자메시지가 동시에 발송된다. 특히 문자 확인이 어려운 고령층 등 정보 취약계층을 위해 자동으로 대피를 안내하는 ‘음성 전화(AI Call)’ 기능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한 명의 도민도 대피 소식을 놓치지 않도록 재난 전파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피 이후 안전 확인 절차도 한층 간편해진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도 대피소에 부여된 ‘안심번호’로 전화 한 통만 걸면 즉시 안전하게 대피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친척 집이나 지인 집 등 별도의 장소로 대피한 경우에도 마을순찰대가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쳐 등록할 수 있도록 해 현장의 혼선을 줄일 방침이다. 이렇게 수집된 대피 정보는 앱을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현장 대응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와 시·군 상황실의 대응 역량도 강화된다. 상황실에서는 마을별 주민 대피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종합 상황판이 운영된다. 이를 통해 미대피 가구를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한 지역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할 수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정밀한 재난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경북도는 이번 고도화 사업을 산사태와 침수 우려 지역 등 인명피해 위험이 높은 도내 마을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여름철 자연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5월까지 현장 교육과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도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재난 발생 전 주민 대피를 보다 신속하게 이끌고 대피 이후 안전 여부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현장 중심 안전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국지성 집중호우와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주민 주도의 촘촘한 대피 체계는 재난 피해를 줄이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