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지난 21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를 방문해 ‘154㎸ 기장-장안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지중화를 강력히 촉구한 가운데 정정복 군수(왼쪽 다섯 번째)가 군의원들과 ‘송전선로 지중화 건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부산 기장군
군수, 군의원, 주민 대표 등 방문
주민동의 없는 송전철탑 건설 반대
‘송전선로 지중화 건의문’도 전달
부산 기장군이 지난 21일 한국전력공사(한전) 나주 본사를 방문해 ‘154㎸ 기장-장안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지중화를 강력히 촉구하며 한전 전력그리드부사장과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주민동의 없는 송전철탑 건설 반대
‘송전선로 지중화 건의문’도 전달
이날 면담에는 정종복 기장군수, 박우식 기장군의회 의장, 군의원들, 박종철 부산시의회 시의원, 이윤희 일광읍 이장단협의회장, 이인택 일광읍 주민자치위원장, 성광모 발전위원장, 김광호 일광신도시 마을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19년 1월 한전의 154㎸ 기장-장안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대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신청에 기장군은 주민 대표들과 한전 남부건설본부와 본사를 찾아 송전철탑 설치 반대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지난해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을 승인했다.
해당 실시계획에 따르면 154㎸ 기장-장안 송전선로는 기장읍·일광읍·정관읍을 경유하는 약 9㎞ 구간에 송전철탑 27기를 세우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장의 일광산·달음산을 통과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할 뿐 아니라 송전탑·송전선로가 지나가는 경로에는 2만 세대에 달하는 일광신도시와 장안택지가 인접해 있어 주거환경 침해도 우려된다.
특히 현재 기장군에는 이미 고리·새울 원전에서 타지역으로 송전을 위한 19개 노선 293개의 송전탑이 건설돼 있어 기장 전역의 자연경관과 주거환경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군수와 군의회 의원들은 한전 전력그리드부사장과 면담을 통해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송전철탑 건립은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행위이며 국제사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법적 절차에 앞서 주민동의 없는 한전의 일방적인 추진은 부당하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아울러 “군은 원전밀집지역으로 타지역의 전력공급을 위해 다수의 송전철탑이 설치돼 있다. 그동안 지역주민의 희생과 고통을 헤아려 타지역과의 형평성·경제성을 거론하지 말고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며 “장기적 지역발전과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송전선로 지중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전 전력그리드부사장은 “해당 154㎸ 기장 장안 송전선로는 기장지역의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한 사업”이라며 “최대한 주민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협의 소통하고 군과 상의해서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군수와 군의회 의원들은 송전선로 지중화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기장군민의 염원과 의지를 담은 ‘송전선로 지중화 건의문’을 한전 측에 전달했다.
스포츠동아(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