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에 쌓여 있는 붉은 1004섬분재정원의 애기동백숲길. 한 그루에 애기동백이 2000여 송이 개화하는데, 날씨가 따듯하면 1004섬분재정원 전체에 최대 4000만 송이의 동백꽃이 핀다 사진 제공|1004섬분재정원
1004섬분재공원의 애기동백숲길. 1004섬분재공원에는 쇼나조각원 햇살연못, 애기동백카페, 암석원, 분재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전남 신안군 압해읍)1004섬분재정원은 압해도의 지형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는 곳에 있다. 분재원과 작은수목원, 초화원, 쇼나조각원, 애기동백숲길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의 애기동백은 현재 2만여 그루 이상에 달한다.
한 그루에 애기동백이 2000여 송이 개화하는데, 날씨가 따듯하면 1004섬분재정원 전체에 최대 4000만 송이의 동백꽃이 핀다. 애기동백숲길 외에도 즐길 장소가 많다. 쇼나조각원은 쇼나 부족이 만든 약 120점의 조각 작품을 볼 수 있는 야외 전시장이다. 햇살연못 주변과 애기동백카페는 1004섬분재정원을 걷다 잠시 쉴 수 있는 장소다. 암석원은 마치 작은 자연을 떠올리게 한다. 배롱나무 정원은 약 200년 전 나주시 덕림리 마을에 심었던 배롱나무들을 기증받아 조성했다.
1004섬분재정원이라는 이름답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역시 분재원이다. 저녁노을미술관에는 우암 박용규 화백이 기증한 ‘금강산만물상’, ‘유곡’, ‘출가’ 등 여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KTX를 이용해 방문하면 교통 거점인 목포역 주변 여행지 몇 곳을 더 들러도 좋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영사관으로 쓰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현재는 목포와 목포항의 근대 역사를 살펴볼 자료를 전시한다. 목포대중음악의전당은 목포를 대표하는 여러 가수와 대중음악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평창 국립한국자생식물원에서 겨울에도 푸른 송림이 매력인 비밀의 화원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오대산에 자리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외래종을 배제하고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로만 구성한 식물원이다. 1999년 김창열 원장이 사립 식물원으로 조성해 가꾸다가 2021년 최소 100년간 식물원으로 운영할 것을 조건으로 산림청에 기부해 2024년 7월 지금의 모습으로 개장했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며 산림청에서 지정한 국가희귀, 특산물 보전 기관이다. 이곳은 희귀식물원, 특산식물원, 모둠정원 등 다채로운 7개의 야외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을에는 단양쑥부쟁이와 벌개미취 같은 야생화 군락지가 장관을 이룬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설경과 함께하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방문자센터의 루프탑에서 바라본 모둠정원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인근 월정사성보박물관은 국보인 석조보살좌상과 목조문수동자좌상을 비롯해 4000여 점의 국가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불화와 미디어아트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월정사의 템플스테이는 1300년의 역사를 가진 사찰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조선 영조 때 바다와 강의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숲인 하동송림. 현재 후계목을 포함해 900여 그루가 남아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남 하동군 하동읍)경상남도 하동군에 있는 하동송림은 조선 영조21년(1745년), 하동도호부사 전천상이 만든 인공 숲이다. 해풍과 섬진강에서 날아오는 모래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장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후계목(천연기념물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개체)과 군민이 기증한 소나무 등을 포함해 900여 그루가 있다.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하동송림을 중심으로 송림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사시사철 푸른 침엽수인 소나무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하동송림공원 옆으로 흐르는 섬진강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래사장이 있어 함께 둘러볼 만하다. 인근에 폐선된 옛 경전선 선로를 활용해 만든 산책로도 있다.
28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하동송림에는 지나온 유구한 세월을 상징하듯 각양각색의 생김새를 자랑하는 소나무 군락이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사계절 초록으로 물든, 서울식물원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서울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맞닿은 지하철역에서 가장 가까운 도심 속 식물원이다. 서울 마곡지구 빌딩숲 한가운데 축구장 70개 넓이로 자리하고 있다. 서울식물원은 넓은 잔디가 깔린 열린숲과 둥그런 산책로 호수원, 조류의 보금자리 습지원, 그리고 주제정원과 온실로 이뤄진 주제원 등 4개 구역으로 나뉜다. 특히 온실은 문 하나만 열고 들어서면 항상 여름처럼 따뜻한 온도 속에서 초록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열대 지역과 지중해 지역 도시로 이어진 코스를 따라 걸으면 마치 세계여행을 하듯 다채로운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온실 최대 높이 25m를 향해 쭉쭉 뻗어가는 야자수와 따사로운 볕에 반짝이는 올리브나무, 2000년 넘도록 굳건한 바오바브나무를 비롯해 1000여 종의 식물이 자란다. 약 8m 높이의 스카이워크에서는 키 큰 열대 식물과 같은 눈높이에서 인사할 수 있다.
서울식물원의스카이워크. 8m 높이의 공중에 마련한 관람길로 키 큰 나무를 눈높이에서 바라보며 초대형 온실을 거닐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서울식물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는 겸재정선미술관이 있다. 조선 후기 양천현령(현재 강서구청장)을 맡고, 진경산수화의 폭을 넓힌 화가 겸재 정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강서구에서 태어난 허준의 일대기와 한의학 자료를 볼 수 있는 허준박물관도 함께 돌아보면 좋다.
인근 국립항공박물관은 항공에 대한 정보는 물론 조종관제체험, 조종사체험 등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전망대에서는 김포국제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를 볼 수 있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갯벌과 해송림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경치가 일품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남 서천군 마서면 (국립생태원)/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항송림산림욕장))생물 다양성의 보고 서천에 자리한 국립생태원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연구 및 조사, 교육, 전시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했다.
대표 시설은 에코리움이 있다. 에코리움 핵심 전시는 5대기후관으로,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이뤄진다. 3000여㎡ 규모의 온실에 꾸민 열대관에는 세계 최대 담수어인 피라루크와 영화 ‘아바타’를 떠올리게 하는 커튼담쟁이 터널 등 흥미로운 자연 생태 볼거리가 가득하다.
서천 국립생태원의 대표시설 에코리움에 조성한 5대 기후관 중 사막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천갯벌과 15m 높이의 장항스카이워크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알차다.
국립생태원 동절기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쉰다. 생태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함께 방문하기 좋은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상시 무료입장이나 장항스카이워크는 유료이다.
서천 지역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전시관 씨큐리움과 레트로한 분위기의 장항6080음식골목 맛나로,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국내 대표 철새 도래지 금강하구둑 등의 명소들이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