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사분위 최종 심의 앞두고 기형적 정상화 우려 확산
37억원 부채를 현금 아닌 자기 땅 출연으로 갈음해 면죄부 논란
27년간 헌신한 선의의 이사진 외면한 교육청 행정에 비판 고조
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27년간 이어진 정선학원의 임시이사 체제를 끝내기 위해 정이사 후보 16명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추천한 가운데 오는 27일 사분위 심의를 거쳐 7명의 정이사가 최종 선임되면 정선학원은 비로소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다.

하지만 정상화 방식을 두고 교육계가 거세게 술렁이고 있다. 시교육청이 설립자 측의 운영권 회복 조건인 ‘선결 부채 상환’을 현금이 아닌 부동산 현물 출연으로 갈음해주기로 하면서 사실상 설립자에게 면죄부를 준 ‘기형적 정상화’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교육청과 사분위는 부채 상환을 전제로 정상화를 의결했으나 지난 3월 심의에서 부채 상환에 상응하는 부동산 현물 공여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설립자 측은 해당 부동산을 학교법인 명의로 이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두고 부산 교육계는 설립자가 자신이 운영할 법인에 자신의 땅을 넘기는 행위는 실질적인 부채 해결이 아닌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돈을 옮기는 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브니엘학교의 비극은 1998년 학교 신축 이전 과정에서 설립자 측이 발생시킨 200억원대의 부당 부채와 교비 전용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이사 전원이 해임됐고 이후 2002년 12월부터 정원식 전 총리를 비롯해 최용명과 김우식 그리고 정근 이사장 등이 학교법인 운영을 맡아 정상화를 위해 분투해왔다.

이 과정에서 최초 10억원이던 선결 부채는 현재 37억원까지 불어났다. 법조계와 교육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선의의 이사진들이 사재를 털어 학교를 지탱하며 부채를 해결하려 노력해왔는데 이제 와서 설립자에게 자기 땅 출연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운영권을 돌려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부당한 처사”라고 입을 모은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발생한 학생 사고 등을 언급하며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정상화의 본질은 투명한 운영과 책임 있는 부채 해결인데 이번 조치는 과거 비리의 당사자 격인 설립자 측에 아무런 실질적 부담 없이 학교를 통째로 넘겨주는 꼴”이라며 “향후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교육청은 “법과 원칙에 따른 시대적 과제”라며 정상화 이후 철저한 지도와 감독을 약속했다. 하지만 갈수록 ‘무늬만 정상화’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오는 27일 사분위의 최종 결정에 부산 시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