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국면 전환 어림없어, 최악 대처 박제됨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1-10-27 1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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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바닥인데 폭로자 정체가 어떠한들 무슨 소용일까. 김선호 사생활 논란에 국면 전환을 꿈꾸지만 어림없는 소리다.
앞서 누리꾼 A 씨는 17일 국내 포털사이트 산하 커뮤니티 게시판에 배우 K에 대한 글을 올렸다. 배우 K와 교제했던 사이라고 주장하는 A 씨는 배우 K로부터 낙태를 강요를 받았다고. 이 글은 빠르게 온라인을 점령했고, 배우 K는 김선호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다. 실명 언급 보도가 쏟아졌지만, 김선호와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묵묵부답. 폭로 글이 올라온지 사흘째에 겨우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입장을 내놨다. 이후 폭로 글 게재 후 나흘 만에 입장을 내놨다. 폭로 글 대부분을 인정하는 듯한 입장이었다.

먼저 솔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김선호 개인사로 인해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이번 일로 인해 실망과 피해를 드린 많은 분에게 사과한다.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김선호는 역시 “입장이 늦어지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얼마 전 내 이름이 거론된 기사가 나가고 처음으로 겪는 두려움에 이제야 글을 남기게 됐다. 나는 그분(폭로자)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 그 과정에서 내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 분에게 상처 줬다. 그분과 직접 만나서 사과를 먼저 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못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선호는 “우선 이 글을 통해서라도 그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나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 주는 모든 분에게 실망감을 줘 죄송하다. 항상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었기에 김선호라는 배우로 설 수 있었는데 그 점을 잊고 있었다. 부족한 나로 인해 작품에 함께 한 많은 분과 모든 관계자에게 폐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선호는 “상처받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두서없는 글이 많은 분의 마음에 온전히 닿지 않을 걸 알지만, 이렇게나마 진심을 전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폭로자 A 씨도 다시 입을 열었다. A 씨는 “내 글로 인해 많은 분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를 준 것 같아 죄송하다. 나와 그분(김선호) 모두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간이 있는데 내 일부 과격한 글로 인해 한순간 무너지는 그(김선호)의 모습에 나도 마음이 좋지 않다. 그분(김선호)에게 사과 받았고,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더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알려지거나 나나 그분(김선호) 이야기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일로 많은 분에게 큰 피해를 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이렇게 상황은 얼추 정리되는 듯했으나, 반전을 노리는 이들이 나타났다. 신원미상 누리꾼이 김선호 지인을 자청하며 폭로와 철회를 반복했다. 여기에 사생활 추적 전문 매체 디스패치가 폭로자 A 씨 신원을 공개하며 A 씨 평소 행실을 폭로했다. 김선호는 사랑꾼이며 피해자이지 A 씨가 주장하는 사라져야 하는 파렴치한까지는 아니라는 식이다. 특히 A 씨 행실은 평소 문제가 많았다고. 뿐만 아니라 A 씨를 험담하는 팟캐스트 음성 파일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숨죽여 김선호 팬들은 이때다 싶어 ‘구원 운동’에 나섰다. 김선호에게 죄라면 폭로자이자 그의 전 여자친구 A 씨를 만난 것뿐이라는 것. 이상하다. 누가 김선호에게 A 씨와 사귀라고 강요한 것처럼 말한다. 애초 디스패치 보도에도 김선호는 A 씨 행동을 문제 삼으면 결별한 적이 있다. 그런 A 씨를 용서한 것도 김선호다. 누가 말리고 강요한 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폭로가 나오고 김선호와 솔트엔터테인먼트가 보여준 대처는 어떨까. 제 일도 아닌데 발만 동동 구르는 업계관계자들 생각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사흘 만에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나흘째에는 작품 거취에 대한 말도 없지 사과 입장만 덜렁 내놓는 수준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특성상 사람 사이 신뢰가 중요하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위해 부단히 애쓴다. 이런 곳에서 김선호와 솔트엔터테인먼트가 보여준 대처 방식은 ‘이해할 수 없다’는 수준이다. 업계를 떠날 생각이 아닌데도 늦장 대처라니. 아무리 생각이 깊고 깊어도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는 이 말을 못 해 모두가 전화와 문자, 모바일 메신저만 쳐다봐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수준은 ‘신뢰 관계 파탄’이라는 것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이렇게 신뢰가 바닥인데 전 여자친구 A 씨 신상을 턴들 무슨 의미가 있나. A 씨를 처음 택해 사귄 것도 김선호이고, 문제가 터졌을 때 늦장 대응으로 업계 신뢰를 깬 것도 김선호이다. 이 문제에서 A 씨 신상은 중요치 않다. 어차피 모든 상황과 선택에는 김선호가 있었다. 김선호는 피해자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얽힌 업계 관계자들에게 가해자다.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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