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허리 통증 사례가 흔한 만큼 이를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 방치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단순히 척추 주변에 염좌가 발생한 경우라면 파스, 소염제, 휴식 등의 자가 치료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척추체와 그 주변 근육 및 인대의 손상 때문에 발생한 허리 통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척추 주변 구조의 직접적인 손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 발병했다면 조기에 발견해 정밀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다. 극심한 허리 통증과 보행장애를 일으켜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척추는 추간판(디스크)이라는 구조물로 연결된 것이 특징인데 그 가운데에 수핵이라는 젤리 성분의 물질이 자리하고 있다. 추간판 내 수핵이 바깥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단단하게 지지하는 것이 바로 섬유륜이라는 조직이다.
그러나 척추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압박을 받은 경우 추간판을 둘러싼 섬유륜의 내구도가 약해지며 점차 파열된다. 섬유륜 파열 시 내부 수핵이 탈출하여 주변 신경을 자극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허리디스크의 주요 발병 매커니즘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허리 통증과 허리디스크의 자가 진단 방법은 간단하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 기침만 해도 허리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 누워서 한쪽 다리를 들기 어려운 경우, 허리 통증과 함께 고관절 통증 및 다리 저림·발 저림이 발생하는 경우, 까치발을 들고 서 있기 어려운 경우라면 허리디스크 발병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 질환인 허리디스크 발병 시 다리, 발, 고관절 등에 이상 증세를 야기하는 것은 하지 관련 신경 자극과 관계가 깊다. 환자의 병증에 따라 임상적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보통 요추 3~5번, 천추 1번의 손상 문제가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요추 3~4번 사이의 손상 문제라면 디스크 압박 방향의 엉덩이부터 무릎 위, 아래 다리에 걸쳐 전면 방사통이 두드러진다.
요추 4~5번에서 병증이 관찰된 경우라면 디스크가 눌린 방향의 엉덩이에서 다리 측면 방사통이 발생한다. 또한 엄지 주변 및 발등의 저림 증상도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의 병증이라면 다리 뒷면의 방사통과 발바닥 저림 등이 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허리디스크 발병이 의심된다면 척추 중 어느 부분에서 손상이 일어났는지 면밀하게 체크하는 것이 필수다. 문진과 엑스레이 촬영, 초음파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통해 병변을 해부학적으로 진단한 뒤 병기에 따라 적합한 치료에 나서는 것이 순서다.
허리디스크를 조기에 발견해 정밀 진단 후 치료에 나선다면 신경성형술,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의 비수술 요법으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신경성형술은 영상 치료 장비인 씨암(C-ARM)을 활용해 허리디스크 병변 부위를 육안으로 실시간 확인하면서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 원리다. 병변 부위를 국소 마취한 다음 시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외과적 치료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불필요한 절개를 하지 않아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또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 및 만성질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
신경성형술의 가장 큰 특징으로 허리디스크 병변에 정확히 접근해 치료한다는 점이다. 대신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게다가 모든 환자에게 신경성형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진행한 후 체계적인 상담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
서울원병원 주용훈 원장